3월과 4월 연이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로 일관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5월에는 석달만에 소폭의 순매수로 돌아섰다. 아울러 외국인 투자자들이 거래소보다 코스닥시장에서 더 많은 순매수를 보이는 '코스닥 편애' 현상도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외국인 매수세를 바탕으로 코스닥시장이 10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는 등 시장의 에너지면에서 코스닥시장이 거래소시장을 압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외국인, 여전한 `코스닥 사랑' = 지난 1월과 2월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3천억원이 넘는 대규모 순매수로 공격적 매수에 나섰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3월 초순 종합주가지수 1,000선 도달 이후 '팔자'로 돌아서 3월과 4월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2조2천억원 이상의 물량을 고스란히 털어냈다. 그러던 움직임이 LCD가 반등을 계기로 5월에는 정보기술(IT)주, 그리고 내수회복을 겨냥한 금융주 매수로 3개월만에 1천396억원 순매수로 돌아선 것이다. 그러나 유가증권시장에서 3개월만에 나타난 순매수라지만 규모는 △3월 712억원 △4월 1천409억원에 이어 5월에는 1천692억원으로 늘어난 코스닥시장 순매수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 외국인들의 코스닥 순매수가 유가증권시장 순매수를 앞섰던 지난 3개월간(3.2∼5.30)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코스닥 시가총액 1위 NHN[035420]으로 이 기간 누적 순매수 금액이 1천7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또 화장품업체 에이블씨엔씨[078520]가 387억원으로 2위이며 코아로직(362억원), 엔터기술(326억원), 메가스터디(320억원), 휴맥스(316억원), 휘닉스PDE(245억원) 등이 그 다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대표적 음원주로 꼽혔던 예당[049000]은 297억원을 순매도, 가장 많은 순매도 금액을 기록했고 이밖에 레인콤(186억원), CJ엔테터인먼트(179억원), GS홈쇼핑(152억원), 인터플렉스(131억원) 등도 매도 상위종목에 올랐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내수회복과 IT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매매에 나서면서 동시에 구체적 업황과 성장성도 고려하는 선별 매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공백 유증시장, 투신.연기금이 떠받쳐 = 외국인의 코스닥 편애가 이어지고 있지만 종합주가지수는 두 달간의 조정에도 불구, 900선을 지켜낸데 이어 5월 마지막 거래에서는 970선에 도달, 1,000선 재등정도 가능하다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이같은 랠리의 밑바탕에는 연초 장세를 이끌었던 외국인 대신, 다시 '사자'에 나선 투신권과 연기금 등 국내 기관의 힘이 깔려있다. 투신권은 3월 1조820억원, 4월 3천984억원. 5월 8천427억원 등 3개월간 2조3천여억원을 순매수하며 개인과 외국인이 내놓은 물량을 거뜬히 소화했다. 2월 1조340억원을 시작으로 3월 7천560억원, 4월 8천110억원에 이어 5월에도 1조2천50억원이 늘어나는 등 지난 4개월간 속도를 더해가며 4조원 가까이 불어난 적립식 펀드 등 주식형 펀드의 넉넉해진 '총알'이 주된 동력이다. 특히 5월에는 연기금이 3천400여억원이나 순매수, 4월 말 910선까지 떨어졌던 종합주가지수를 970선으로 끌어올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증시 분석가들은 일단 유가증권시장에서 눈을 다른데로 돌린 외국인이나 개인들이 단기간내 돌아오리라기보다는 국내 기관 주도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개인이 2003년 3월 이래 16조원을 팔았다는 점을 볼 때 개인 매도세는 단기 현상은 아니며 외국인도 미국의 금리인상탓에 아무리 한국 증시를 좋게 봐도 더 사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결국은 투신이 주매수 세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따라서 향후 증시 수급은 다른 요인들보다도 주식형 펀드로 돈이 얼마나 들어오는지에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최윤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