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진출 2년째인 이승엽(29.지바 롯데)이 시즌 초반의 역경을 헤치고 올해 목표 달성을 위해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이승엽이 올 시즌 마음먹은 목표는 타율 3할에 30홈런, 80타점. 이승엽은 "올해 개인 성적에 연연하기 보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지만 김성근 롯데 인스트럭터는 이승엽이 기대하는 성적표가 이 정도는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성근 인스트럭터는 "지금 정도의 페이스면 홈런 30개에 타율 3할 그리고 100타점 정도는 무난히 올릴 수 있을 것 같다.문제는 본인이 지금처럼 열심히 노력해야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승엽의 기록만 놓고 본다면 올 시즌 목표 달성은 충분해보인다. 이승엽은 30일 현재 타율 0.311(135타수 42안타), 홈런 12개, 28타점으로 퍼시픽리그 상위권 성적이다. 타율은 규정 타석에 미달해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팀 동료 니시오카 츠요시(0.311)와 함께 퍼시픽리그 6위권이고 홈런은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니혼햄,14개)에 이어 4위를 달리고 있다. 이승엽은 타점 또한 와다 가즈히로(세이부)와 함께 리그 15위에 포진해 지난해 타율 0.240, 14홈런, 50타점에 그쳤던 때와는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바비 밸런타인 롯데 감독이 플래툰시스템(상대 투수에 따라 좌타자와 우타자를 번갈아 기용하는 것)을 적용하는 가운데 이승엽이 이같은 성적을 올렸기에 더욱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승엽은 지난주 5경기 연속 홈런을 때린 뒤 기록을 의식하다가 타격감이 흐트러졌지만 28일 요코하마전부터 마음을 다잡아 29일부터 다시 이틀 연속 홈런포로 자신감을 되찾았다. 김성근 인스트럭터는 "이승엽이 6경기 연속 홈런에 도전하던 때가 제일 좋지 않았다. 상대가 요미우리인 데다 계속 좌완 선발이 걸리는 바람에 이승엽에게는 최악의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고무적인 것은 밸런타인 감독 또한 최근 들어 왼손 투수 등판에도 좌타자 이승엽을 선발 카드로 꺼내들면서 신뢰감을 내비치고 있다는 점이다. 밸런타인 감독은 지난 28일과 29일 요코하마전에서 좌투수가 선발 등판했지만 이승엽을 그대로 출장시켰고 이승엽은 이틀 연속 홈런포로 확실하게 기대에 부응했다. 결국 이승엽은 올해 기복없는 플레이로 상대 투수에 상관없이 출전 기회를 늘리고 약점인 좌투수에 대한 노림수를 가진다면 무난하게 올해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