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과학기술 개발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는 최근 몇몇 역점 과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래형 해상 운송수단인 '위그선(Wing-In-Ground Effect Ship?바다위를 나는 화물선)' 상용화와 제2 남극기지 건설,쇄빙선 개발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해양부는 '대형 연구개발 실용화 사업'의 하나로 지정된 위그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위그선은 쉽게 말해 '물 위를 나는 배'라고 할 수 있다. 날개가 수면에 가까워질수록 양력(揚力)이 크게 증가하는 이른바 표면 효과(Ground Effect)를 원리로 하는 이 배는 물 위에 뜬 채 초고속 주행을 할 수 있다. 위그선은 상용화만 되지 않았을 뿐 이미 오래 전에 옛 소련이 개발했다. 1976년 세계 최대의 내해(內海)인 카스피해에서 수면 위를 시속 550km로 달리는 괴물체가 미국 첩보위성에 의해 탐지됐다. 당시 과학상식으로는 배가 아무리 빨라도 시속 500km 이상의 속도를 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었기 때문에 서구 전문가들은 이 물체를 '바다 괴물(Sea Monster)'이라고 불렀다. 훗날 이 괴물의 정체는 옛 소련이 개발한 위그선으로 밝혀졌다. 옛 소련은 1960년대부터 위그선을 군사용으로 개발했다. 1970년대에 이르러서는 배수량 550t,최고시속 550km의 위그선을 시험 운항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해양부는 오는 2010년 상용화를 목표로 운항시속 250km,적재량 100t급의 대형 위그선 개발 계획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동아시아 인근 항만을 오가는 화물선으로 쓰기 위해서다. 대형 위그선 개발은 여러 면에서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기존 선박보다 3배 이상 빠르고 가격은 항공기의 절반도 안돼 화물 및 여객선 분야의 확실한 틈새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중장거리 운송 수요가 많은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그리고 국내 도서 지역은 가장 유망한 시장이다. 해양부는 위그선이 상용화되면 운임 수입 및 선박 수출로 연평균 1조원 이상의 생산 유발효과가 기대될 뿐 아니라 3500억원가량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극지에서 사용될 쇄빙선을 개발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해양부는 극지 탐사와 해양 연구 활동에 필수적인 6000t급 쇄빙선을 2008년까지 확보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남극기지를 운용하는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와 폴란드만 쇄빙선이 없는데 이 때문에 남극개발에 적지 않은 장애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두번째 남극기지 건설 계획도 본격화 된다. 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새 기지가 건설되고 쇄빙선 등의 장비가 추가되면 극지의 특수성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며 "2010년 이후에는 선진국 수준의 극지 과학기술 보유국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개발이 완료되는 무인 잠수정에 거는 기대도 크다.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시스템안전연구소가 120억원을 들여 개발하는 바다속 6000m까지 내려가는 무인잠수정은 동해 등 우리나라 주변 해역과 태평양(클라리온-클리퍼톤 지역) 해역에서 확보한 심해저 광구 등에 대한 자원탐사에 꼭 필요한 장비다. 심해의 경우 수압이 강해 사람이 직접 들어가 탐사 작업을 벌일 수 없다. 이 잠수정이 개발되면 연근해의 95% 이상을 조사할 수 있기 때문에 해양 자원 개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