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거대 신흥시장으로 떠오른 러시아에서 판매 1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이를 계기로 잇따라 신차를 투입하는 한편 현지 조립생산도 확대,러시아 시장 공략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중국과 인도에서 1,2위 자리를 확고히 한 데 이어 러시아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지난 1~4월 중 러시아 시장에서 모두 2만2418대를 판매,시장점유율을 14.9%까지 높이면서 도요타(14.0%) 미쓰비시(12.6%) 등 일본 업체들을 제쳤다.


현대차의 러시아 시장점유율은 2002년 0.5%(5575대)에 그쳤지만 지난해 3.6%로 올라섰으며 올해는 15%에 육박,시장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5868대를 팔아 작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43.8%나 급증했다.



현대차는 이 같은 여세를 몰아 러시아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보다 확고히 하기 위해 잇따라 신차 투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선 7월 소형차 겟츠(국내명 클릭)를 투입하는 한편 9월에는 신형 쏘나타를,11월에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싼타페 후속 모델(프로젝트명 CM)을 내놓을 방침이다.


현대차의 올해 러시아 현지 판매 목표는 완성차 4만대와 현지 조립(CKD) 5만대 등 총 9만대다.


이는 지난해(5만666대)에 비해 77.6% 늘어난 수준이다.


그동안 러시아 타가즈(TagAZ)사에서 엑센트(국내명 베르나)와 EF쏘나타를 CKD 방식으로 생산해온 현대차는 이달 들어서는 아브토토르(AVTOTOR)사에서 CKD 방식의 소형 1t 트럭 생산에도 나서는 등 현지 생산 차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가 러시아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이 지역이 동유럽 국가 전체 자동차 수요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도요타가 2007년 캠리 양산을 목표로 현지에 조립 공장을 짓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동유럽 19개국을 관장하는 동유럽 지역 본부를 폴란드의 바르샤바에서 러시아 모스크바로 옮긴 현대차는 현지 공장 설립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러시아 시장에는 현대차 외에 기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의 진출도 활발하다.


기아차는 하반기에 준중형인 스펙트라를 러시아에 투입할 예정이다.


기아는 올해 CKD 방식으로 스펙트라 1만대를 판매하고 향후 연간 4만대 수준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쌍용차도 올해부터 2010년까지 SUV인 뉴렉스턴을 연간 7000대씩 CKD 방식으로 생산,러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시장은 최근 넘쳐나는 오일달러로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도요타 외에 닛산과 마쓰다도 현지 생산을 검토 중이이서 한국 업체와 한판승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