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마케팅이 기업 프로모션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등 주요 대기업들은 앞다퉈 주요 스포츠 이벤트의 후원기업으로 나서며 스포츠 마케팅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커진 덩치만큼 후원 규모를 확대하면서 마케팅의 무대를 국내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옮기고 있다.


과거에는 아시안 게임,올림픽 등 국제대회의 공동 후원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특정 선수나 팀을 단독 후원하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영국의 명문구단 첼시를 후원하고 나섰고 LG전자는 프랑스 리그의 지존 리옹을 홍보전사로 활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통큰 후원자다.


후원 액수도 단일 후원만 1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로 늘었다.


◆국내 기업 글로벌 '빅 스폰서'로


지난 20일 수원경기장에서 펼쳐진 영국 첼시와 수원삼성의 친선축구경기.선수들의 외모나 유니폼 색깔은 확연히 다르지만 관중들의 눈길은 양측 선수들의 가슴으로 쏠렸다.


'삼성' 로고를 달고 뛰는 수원삼성 선수들과 '삼성모바일'이라고 새겨진 상의를 입은 첼시 선수들. 많은 사람들이 첼시를 보면서 '아, 앞으로 5년 동안 저 유니폼을 입고 첼시가 유럽리그를 종횡무진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첼시 후원에 나선 삼성전자가 유럽시장에서 노리는 마케팅 전략이다.


현대자동차는 전 세계 축구팬들을 상대로 스포츠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자동차부문 파트너 자격으로 월드컵 후원에 나서는 것.현대차는 축구장에서 뛰는 국가대표팀 못지않게 벌써부터 내년 독일 월드컵에서의 치열한 축구 장외전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차는 앞으로 2014년까지 FIFA가 주최하는 모든 대회와 각종 행사도 후원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는 등 월드컵에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대회기간 FIFA 파트너를 통한 간접 광고효과가 약 8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도 올 들어 유럽 명문클럽과 잇따라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축구마케팅을 통한 유럽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의 리버풀FC와의 후원계약에 이어 프랑스 리그 우스팀 올림피크 리옹과도 2년간의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후원을 해오고 있는 리옹의 선전으로 지금까지 약 250억원의 광고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의 효과


주요 대기업들이 해외 스포츠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까닭은 기업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이미지를 개선시키는 데 스포츠마케팅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국내 제품이 유럽이나 북미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으려면 기존의 'KNOW-ME'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오랜 편견과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단순히 광고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따라서 최근의 스포츠마케팅 움직임은 단순 인지도 제고 측면보다 브랜드의 호감도를 높이는 일종의 'LOVE-ME' 마케팅 전략의 하나다.


실제 수많은 해외 기업들이 스포츠 마케팅의 효과를 경험했다.


일본 국내 브랜드에 불과했던 아식스와 미즈노는 지난 68년 도쿄 올림픽 후원을 계기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했다.


아디다스도 지난 72년 뮌헨 올림픽 후원을 통해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


스프츠웨어 시장에서 부진을 보이던 나이키는 타이거 우즈 한 명 덕분에 매출을 광고 전보다 60%나 늘리는 위력을 체감했다.


미국인의 38%는 코카콜라가 올림픽 후원사이기 때문에 마신다는 통계까지 나올 정도로 스포츠 마케팅의 위력은 막강하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해외에서 축구와 자동차경주대회 등 스포츠를 통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 같은 판단에서다.


◆국내 스포츠 마케팅의 변천사


국내에서 스포츠마케팅은 지난 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시작됐다.


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한 차례 도약기회를 맞았으며 이후 프로축구 출범 등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해외 스포츠마케팅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은 지난 98년 박세리 선수의 LPGA US오픈 우승 때였다.


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박 선수의 메이저대회 2연패가 후원사인 삼성에 안겨준 광고효과는 1억7000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계기로 국내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스포츠마케팅에 눈을 돌렸으며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은 기업 스포츠마케팅이 한층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에는 정보통신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삼성과 LG를 비롯한 대기업을 중심으로 점차 글로벌 스포츠마케팅을 강화하는 추세로 바뀌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