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비평전문지 미디어오늘이 창간 10주년을 맞아 '국민에게 신문은 어떤 존재인가'란 주제 아래 18일 오전 10시부터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오전 제1세션에서는 '신문 위기와 수용자 변화'란 주제로 △사라지는 신문독자 모델-구독이탈 및 전환분석(최영재 한림대 교수) △한국 언론의 공정성 및 신뢰성 평가(이준웅 서울대 교수) △독자들이 바라보는 신문위기-질적 연구(반현 인천대 교수)란 제목의 연구논문이 소개됐다. '신문사의 위기 대처와 대안 모색'이란 주제의 오후 제2세션에서는 △취재 조직체계와 관행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김동규 건국대 교수ㆍ김경호 국민일보 뉴미디어센터장) △고객관계 형성의 실패와 새로운 신문 마케팅(황용석 건국대 교수ㆍ김희경 성균관대 국가브랜드경영연구소 박사) △신문 위기에 대한 해외 언론인의 대응과 한국 신문의 과제(장호순 순천향대 교수)가 발표되고 이어 제3세션에서는 신문의 미래를 위한 종합토론이 진행된다. 첫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최영재 교수는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4월 한달간 20세 이상 전국의 성인 남녀 1천20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한 결과를 소개하며 "최근 5년간 신문 시장의 점유율에 비례해 구독자가 이탈했으나 군소신문을 보던 독자들이 시장지배적 신문으로 전환한 사례가 반대의 경우보다 많아 이른바 조중동의 시장지배력은 강화되는 추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경품이나 구독료 할인 혜택을 받고 현재 신문을 구독하고 있다는 응답은 조중동(76%)이 군소신문(45%)보다 많았으며, 구독 전환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도 '구독료 할인이나 경품 등 서비스가 좋아서'란 대답이 35.6%로 가장 많았다. 신문의 공정성ㆍ신뢰성에 대한 구독 이탈자들의 태도를 검토한 결과에서도 구독 이탈자들은 구독 지속자에 비해 스스로 열독하는 신문이 편파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고 이는 대형신문에서 두드러졌다. 응답자들은 신문 절독의 이유로 '다른 매체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아서'(28.2%)를 첫손가락에 꼽았으며 특히 종이신문에서 인터넷 포털 뉴스 등으로 많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인터넷 포털 뉴스 이용자들은 정치ㆍ경제ㆍ문화 등 진지한 공공문제보다는 연예ㆍ스포츠ㆍ오락 정보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통적인 저널리즘의 위기와 함께 민주주의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웅 교수는 1천200명 면접조사 결과를 토대로 언론사별 신뢰도를 100점 만점으로 매긴 결과 방송이 신문보다 대체로 높다고 발표했다. KBS 9시뉴스(75점), MBC 뉴스데스크(74점), SBS 8시뉴스(71점)가 차례로 상위권을 형성했으며 조선일보(69점), 동아ㆍ중앙일보(68점), 한겨레ㆍ인터넷 포털(65점), 한국일보(64점)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교수는 "구독하는 신문을 공정하다고 평가할수록 신문 이용시간이 증가하지만 방송 뉴스와 인터넷 뉴스에서는 이러한 패턴이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인터넷뉴스 이용은 신문 전반에 대한 공정성 평가가 부정적일수록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현 교수는 신문 구독자와 비독자 등 19명의 포커스 그룹 심층 인터뷰 결과를 소개한 뒤 "독자들은 현재 신문들이 지나치게 정파적ㆍ보수적이고 기사가 심층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밀착형 기사를 원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오후 세션에 발표할 김동규 교수와 김경호 뉴미디어센터장은 미리 배포한 논문에서 "종합일간지 종사자 15명을 면접조사한 결과 수직적 통합구조가 여전히 기능적으로 작동해 개인의 자율성보다는 조직의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관행들이 반복적으로 재생산되고 있을 뿐 아니라 출입처 중심주의 아래 취재원ㆍ기자간의 묵시적 담합 구조가 여전히 정보 거래의 주요한 기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신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 외에 저널리즘의 위기 극복이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취재체제를 비선형 수평적 구조로 개편하고 의식변화와 새로운 조직문화 형성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황용석 교수와 김희경 박사는 수도권 대형할인점 고객 35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신문사 마케팅 관계자 31명과의 심층인터뷰를 통해 신문 마케팅에 대한 평가를 분석했다. 일반인들은 마일리지 서비스나 상품권 제공 등 가격전략을 가장 높게 평가했으며 영화 입장권 제공을 비롯한 무료콘텐츠전략과 문화행사 초대 등 생활감성전략이 그 다음이었다. 지면 배치나 주말판 등 내용혁신전략은 가장 효과가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마지막으로 장호순 교수는 한국 신문산업이 위기에 놓인 원인을 △뉴미디어 등장에 따른 종이신문의 현상과 △급속한 경제성장과 민주화가 가져온 기대와 수요의 변화 등 두 가지로 꼽은 뒤 "인원 삭감, 지면 개선, 독자배가운동처럼 일시적인 해법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개별신문사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아니어서 범국민적이고 범사회적인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