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세계선수권에서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메달에 도전하겠습니다" 국내 인라인롤러 단거리 '간판'인 임주희(27.경남도청)가 연일 아시아 최강 대만 선수를 격파하고 대회 3관왕에 등극, 새로운 인라인 여왕 탄생을 알렸다. 임주희는 13일 전주인라인롤러스케이트장에서 벌어진 제11회 아시아롤러스케이팅선수권대회 스피드 세째날 여자 1,000m 결승에서 1분58초014로 결승선을 통과, 강력한 라이벌이자 지난 대회 우승자인 판이친(1분58초120, 대만)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추가했다. 앞서 T300m와 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임주희는 이로써 대회 최다관왕에 등극하며 여자 스피드 부문 우수선수상 수상을 눈앞에 뒀다. 후배 이초롱(경기 동안고)과 함께 레이스에 나선 임주희는 총 5바퀴를 도는 이날 경기에서 3바퀴째부터 이초롱과 함께 선두권을 형성했으나 마지막 코너에서 판이친이 갑자기 선두로 치고 나가자 힘을 내기 시작했다. 장기인 막판 스퍼트 실력을 십분 발휘해 결승선 직전에서 판이친을 제치고 선두로 골인한 임주희는 환호성을 내지르며 경기장을 둘러싼 코칭스태프 및 관중들과 손을 마주치는 것으로 자신의 3관왕 등극을 자축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한 임주희는 태극 마크를 단 첫 해인 94년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 선수권대회에서 판이친을 꺾고 첫 금메달을 땄지만 그 후 10년 동안은 대만의 벽을 넘지 못하고 번번이 금메달 문턱에서 좌절했다. 임주희는 하지만 홈그라운드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한데다 미끄러운 트랙에서 특효를 발휘한다는 미국에서 특수 제작한 국내 1벌뿐인 테스트용 바퀴까지 달아 날개를 달았다. 임주희는 경기 후 "10년 만에 판이친을 꺾어 너무 기쁘다"면서 "코칭 스태프의 작전이 좋아서 3관왕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환히 웃었다. 이어 "아직 금메달이 없는 초롱이가 1등을 했어야 하는데 대만 선수가 갑자기 치고 나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스퍼트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후배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내기도. 오는 8월 중국 쑤저우 세계선수권에 출격하는 임주희는 "단거리에서는 체격이 좋은 서양 선수가 훨씬 유리하긴 하지만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메달에 도전하고 싶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전주=연합뉴스) 현윤경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