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가 근로시간을 평균 주 48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는 현행 근무시간지침 개정을 둘러싸고 논란에 휩싸여있다고 영국 BBC 방송 인터넷판이 10일 보도했다. 일부 유럽의회 의원들은 근로자가 원하면 근무시간을 연장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을 없앨 것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 조항을 다른 국가들보다 더 많이 활용하고 있는 영국 정부는 조항 유지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유럽의회는 11일 스페인의 알레한드로 세르카스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개정안에 대한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3년 안에 옵트아웃 조항을 단계 폐지하고 ▲대부분의 대기시간을 근무 시간으로 간주하고 ▲근로자가 동의하면 평균 근로시간을 현행 4개월이 아닌 1년 단위로 계산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며 이미 의회 고용위원회의 승인을 거쳤다. 방송은 유럽의회 내 최대 정치 그룹인 유럽국민당(EPP)은 아직 투표 방향을 결정하지 않았으며 진보주의, 사회주의, 녹색당 의원들은 대부분 찬성 입장에 서 있다고 전했다. 세르카스 의원은 의회에서 "옵트아웃 조항이 지침의 목적인 근로자의 보건과 안전에 반하는 방향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유럽헌법 비준을 앞두고 있는 프랑스가 EU의 시장경제화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은 이 조항을 없애면 기업의 경쟁력 감소, 병원 인력 부족 등의 우려가 있다며 개정에 반대하고 있으나 노동당 소속 의원들 일부는 정부 방침에 반대하고 있다. 방송은 11일 투표는 첫걸음에 불과하며 각국 정부들이 개정안을 승인하지 않으면 올해 의회에서 두번째 검토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