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고 재밌는 놀이기구들은 많지만 장삿속이 너무 심하다." 영국 '펀 페어(UK Fun Fair)'사가 제공하는 이동식 놀이시설과 유럽풍의 공연문화, 놀이, 먹거리가 함께 어우러진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식 놀이터 월드 카니발이 심한 장삿속 탓으로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인천 송도유원지 인근 1만5천여평의 대지에 자리잡은 행사장에는 '세계 최대'라는 규모에 걸맞게 지상최대 관람차인 '자이언트 휠'(Giant Wheel), 세계에서도 몇대 안된다는 '지-포스'(G-Force) 등 크고 작은 36개의 놀이기구가 갖춰져 있다. 행사장 곳곳에는 미국 디즈니와 워너 브러더스사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고급 인형을 경품으로 받을 수 있는 '스킬 게임장'도 51개나 설치돼 있다. 그러나 개장 3일째를 맞는 지난 2일 행사장은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지상최대' 자이언트 휠의 40여개 객차 가운데는 단 두 곳만 관람객이 탑승해 있고 스킬 게임장은 손님 한 명 찾아볼 수 없는 곳이 태반이어서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를 맞고 있었다. 대부분 시민들은 입장료 5천원을 내고서도 다시 놀이기구 하나를 이용할 때마다 많게는 입장료의 두 배 이상을 내야하는 비싼 이용료에 불만을 터뜨렸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있는 놀이기구인 '리버스 번지'(Reverse Bunge)는 한번 타는데 1인당 코인 8개(1만6천원 상당)를 지불해야 하며 탈 만하다 싶은 것은 대부분 코인 4∼5개는 내야한다. 세계적 행사라는 말에 가족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는 김모(37.자영업.연수구)씨는 "이용료는 이용료대로 비싸고 행사장은 온통 '인형 뽑기'투성이어서 장삿속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행사를 보려고 경상남도 진주에서 올라왔다는 김모(27)씨도 "놀이기구 2개 말고는 탈 것도 볼 것도 없는데 이용료가 너무 비싸다"며 "기대를 잔뜩 하고 왔는데 많이 실망했다"고 말했다. 행사를 대행하는 SBS 프로덕션 관계자는 "라이선스를 가진 고급 인형을 구비하는 등 원가 자체가 비싸고 대규모 이동식 놀이기구다 보니 이용료가 다소 비쌀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시민들이 이용료를 비싸게 여기는 점을 감안해 5일부터 이용료를 현재의 50%수준으로 낮추고 12세 어린이까지는 무료입장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천=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