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향상과 선진국 시장 점유율의 급속한 확대에 대한 세계 여론의 거듭되는 찬탄은 실적과는 '별개'였다. 예상을 뛰어넘는 환율 하락과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 내수의 벽을 넘지 못한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가 주식시장에 '어닝쇼크'를 안겨줬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보기술(IT)주에 비해 시장비중이 작았을 뿐, 그 정도는 IT를 능가한다는 점, 그리고 1.4분기 실적을 갉아먹은 요소들이 2.4분기 중반에 접어들어서도 아직 뚜렷한 반전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그리고 시장의 우려는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화' 기대로 한껏 달라올랐다 지난 주말 '1.4분기 영업이익 90% 감소'를 발표하며 급락한 기아차에 더 집중되고 있다. 메릴린치는 2일 보고서에서 기아차의 1.4분기 실적이 "부도사태 이후 최악"이라고 평가하며 '매도'의견을 내놨고 CSFB는 "1.4분기의 부진한 실적으로 분석가들의 전망치가 햐향 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을 내놨다. 현대증권 역시 "수출호조에 따른 가동률 상승이 환율하락과 원재료가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지 못했다"며 "당분간 저수익구조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고 다이와증권은 기대이하로 부진한 실적을 반영, 목표가를 1만7천500원에서 기아차의 한 달여전 주가수준인 1만5천원으로 내려잡았다. 부진했던 지난해 4.4분기 실적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1천200만주(우선주 100만주 포함)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라는 '선물'을 시장에 안겼던 현대차도 자사주 매입마저 끝난 지금 당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재료'를 찾기 어렵기는 마찬가지지만 향후 전망에 대한 시각은 조금 다르다. 2.4분기 실적 역시 '기대감은 금물'이지만 3.4분기부터는 신차 출시와 내수 회복, 그리고 판매가 인상에 힘입어 분위기 반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아직 잦아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 큰 버팀목이 되고 있기때문이다. 지난 주말 나온 외국계 증권사들의 평가도 대체로 '2.4분기 약세지속-3.4분기 회복'구도를 반영하고 있다. CSFB는 지난달 29일 보고서에서 "1.4분기 실적이 계절성과 제품가 상승 추이를 감안할 때 바닥"이라는 진단과 함께 '시장수익률 상회'의견을 제시했고 노무라증권 도 목표가를 6만300원으로 낮췄지만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성공적 영업 가능성 ▲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따른 해외시장 비중증가 등을 들어 '매수'의견은 유지했다. 국내 증권사들 역시 기아차에 대한 유보적 평가보다는 '3.4분기 회복론'을 이유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금은 3.4분기 이후 나타날 호재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더 크게 작용하는 시점"이라며 '매수'의견을 제시했다. 향후 전망에 대한 긍,부정론 시각이 교차하는 가운데 현대차는 오전 11시5분 현재 지난 주말보다 0.37% 떨어진 5만3천700원에, 기아차는 나흘만에 반등하며 1.62% 오른 1만2천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