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30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철야 합숙토론 일정으로 열린 '국무위원 자원배분회의'에 참석, 예산의 효율적 집행과 배분 문제를 놓고 관료들과 머리를 맞댔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예산 집행에 대한 정부와 국민 인식간의 괴리를 지적하며 '국민 혈세'를 좀 더 아껴쓸 것을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예산 절감 노력을 '이삭줍기'에 비유, "처음에 논바닥에 있는 이삭을 한번 줍고 지나가면 나중에 없듯이 초장에 효율성을 얼마만큼 높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국민들은 일반적으로 정부가 하는 일을 못 미더워하고 미워하면서 (예산의) 20%는 낭비하고 있다고 불쑥불쑥 얘기한다"며 "10%도 힘들 것 같은데 말을 그렇게 예사로 하지만 잘 다듬어 상당수준 절약하면 그만큼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예산집행과 관련해 "효율성과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며 "우선 결정해 집행하고 보는 경향이 있었는데 철저하게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뒤 "낭비를 막고 최대한 효율성을 높이자"며 예산절약률로 5%를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또 지난해 도입된 예산자율편성제도, 이른바 톱다운방식에 대해 "분권과 자율에 근거한 새로운 제도"라며 "의미가 있고 꼭 성공시킬 가치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부처간 예산배분 갈등과 관련, 노 대통령은 "협상을 제일 잘하는 사람은 자기 몫을 내놓는 사람"이라며 "양보하는 몫만큼에 대해 다시 생산성을 높여 소화해낼 수 있는 사람이 제일 잘하는 것"이라고 '양보'를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내가 변덕이 많아 뭐든지 한번 만들어놓고 일년을 좋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으나 국정원리만은 아직까지 바꿀 생각이 없고, 다음에도 안 바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며 "제 임기동안 저것은 됐다고 했으면 좋겠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노 대통령이 말하는 국정원리란 참여정부가 국가운영의 모든 분야와 과정에 관철시키려는 가치로 분권과 자율, 원칙과 신뢰, 대화와 타협, 공정과 투명을 뜻한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