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출입기자 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붓한 시간을 갖는다. 김우식(金雨植) 비서실장 주관으로 진행되는 이날 행사에는 청와대를 취재하는 100여명의 기자와 이들의 배우자, 자녀 등 300여명이 초대돼 청와대 경내를 둘러보고 녹지원 잔디밭에서 가벼운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경내 관람을 마친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간단한 인사말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과의 긴장관계'를 강조해온 노 대통령이 출입기자단 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참여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과거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은 물론 김영삼(金泳三),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 시절만 해도 이같은 행사가 여러번 있었지만 노 대통령은 탄핵 당시인 지난해 4월과 올 3월 출입기자들과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을 함께 오른 것 을 빼고는 언론과 특별한 `스킨십'은 없었다. 이번 행사는 특히 노 대통령이 "기자 가족들을 청와대로 부르는 게 어떻겠느냐"는 참모진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출입기자단과의 송년 만찬에서 언론에 대해 "앞으로 따뜻한 인간관계를 맺으면 좋겠다"며 '건강한 협력관계'를 제시한 것을 실천하려는 의지의 일환이 아니냐는 것이다. 게다가 노 대통령은 지난해 이라크 자이툰부대 깜짝 방문 등 잦은 해외순방이 있었음에도 취재 기자들과 특별한 `회포'를 풀지 못한데 대한 `답례'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특히 지난 25일 국정홍보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정부와 언론매체의 충돌은 불가피한 것이라면서 "정부는 매체로부터 나아갈 방향에 대해 가감없이 흡수해야 한다"고 말해 언론과 과도한 긴장관계를 지속했던 취임 초기에 비해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올초 참모진이 대통령에게 기자들과의 등산을 건의하면서 가족들과 만찬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건의했더니 흔쾌히 받아들이셨다"며 "언론과의 건강한 협력관계를 고려한 판단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