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28일 전대월ㆍ허문석씨 등과 함께 유전사업을 주도한 왕영용 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 중이다. 왕 본부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민원실을 통해 검찰청사에 굳은 표정으로 출두, `김세호 당시 철도청장에게 언제 유전사업을 보고했느냐'는 등 기자들의 질문에 단 한마디의 답변도 없이 검찰직원 2명과 함께 12층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왕씨를 상대로 철도공사가 철도교통진흥재단(철도재단)을 통해 유전사업에 뛰어들게 된 배경과 작년 9월 16일 전대월씨 등으로부터 코리아크루드오일(KCO) 지분을 인수하면서 신광순 당시 철도재단 이사장의 위임장을 위조토록 한 이유 등 이번 사건과 관련된 의혹 전반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또 왕씨가 작년 9월 9일 철도재단 이사회 석상에서 `이광재 의원이 사업을 밀고 있다'고 언급한 근거가 있는지 등 정치권의 연루 여부를 캐묻고 있으며, 김세호 건교부 차관이 철도청장 재임 당시 어느 정도 유전사업에 관여했는지 등도 조사 중이다. 검찰은 왕씨가 유전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바람에 러시아측에 350만달러를 떼이게 된 혐의가 인정되면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 이르면 이날 밤 긴급체포한 뒤 추가 조사를 통해 구속영장 청구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전대월씨가 자기변호로 일관하고 있어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왕 본부장을 소환, 정면돌파하기로 했다"면서 "왕씨의 소환 신분은 피내사자이나 조사과정에서 피의자로 바뀔 수 있다"고 언급, 왕씨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검찰은 또 전대월씨가 자진출두시 제출한 허문석씨와 휴대전화 통화 녹취록에서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이 유전사업에 연루됐음을 암시하는 부분과 철도공사에 리베이트를 주기로 했었다는 내용 등이 들어있는 점에 주목, 사실여부를 확인 중이다. 통화 녹취록에는 정확한 사실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허씨가 전씨에게 `이광재 의원이 우리하고 알고 전 회장을 내게 소개해준 게 알려졌다. 앞으로 이 의원을 살리고..'라고 말하고, 뒤이어 `권 사장(권광진 쿡에너지 대표)이 리베이트를 철도청 사람에게 주기로 했다는 뉘앙스야'라고 말하는 부분이 들어있다. 검찰 관계자는 "녹음된 내용은 편집된 것은 아니지만 전씨가 어떤 의도로 녹음했는지와 대화내용 등을 파악해 수사에 활용할 것이다"며 "통화내용 중 리베이트 부분은 유전사업 지분참여에 대한 대가라는 취지로 돼 있는 것으로 판단돼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