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을 팔고 LCD를 사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1.4분기 실적발표에서 시장에 '어닝쇼크'를 가져다준 한국 정보기술(IT)의 양대 기둥주인 삼성전자[005930]와 LG필립스LCD[034220]에서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두 종목이 외국인 지분율 동향에 고스란히 반영돼있다. 실적 발표 하루전이었던 지난 14일 54.40%였던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이어지며 지난 22일 54%선이 무너지기 직전까지 밀렸다 가까스로 54.11%선으로 소폭 상승한 반면 지난달 말 50%선 하향 돌파가 임박한 듯 보였던 LG필립스LCD의 외국인 지분율은 꾸준히 반등, 50.58%선까지 높아졌다. 외국인의 이같은 움직임은 결국 D램과 LCD경기전망에 대한 상반된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는게 증권가의 평가다. 삼성전자 역시 핵심 LCD기업이지만 1.4분기 실적상 반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조4천800억원, 1조3천900억원인 반면, LCD부문은 매출 1조9천억원에 영업이익 200억원인데 보듯, 반도체의 영향이 훨씬 큰 '반도체주'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시장의 조타수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가 2.4분기에는 심리적 '마지노선'격인 분기 영업이익 2조원선을 하향 돌파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26일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조8천900억원으로 제시했고 UBS는 삼성전자의 낸드 플래시와 D램 원가 절감수준이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순익 전망치를 9조4천억원으로 내려잡았다. 반면, LCD주에 대한 관심은 LG필립스LCD뿐 아니라 내달 말 MSCI 지수비중 확대를 앞둔 대만에서도 뚜렷하게 관측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날 MSCI 지수 비중 변동에 따른 영향분석 보고서에서 "대만시장의 외국인들이 최근 차이나스틸을 비롯한 소재와 철강주를 순매도하고 대신 기술주, 특히 LCD주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누적으로 보면 치메이옵트로닉스(3천억원), AU옵트로닉스(1천700억원) 등에 대해 강한 매수세가 일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매매에 영향을 미치는 외국계 증권사들의 견해도 전반적으로 LCD주에 대해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맥쿼리증권은 전날 보고서에서 "LCD수요가 예상보다 강하고 가격도 추정했던 것보다 안정적"이라며 LG필립스LCD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로 올렸고 크레디 리요네도 27일 LCD패널가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해 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반면, D램 업계는 가격-공급조정을 겪고 있다며 'LCD 매수. D램 매도'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