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을 시기하듯 몰려왔던 황사가 물러나면서 4월 마지막주의 하늘이 한결 맑고 높아졌다. 이번 주 최대 관심사는 비정규직 법안의 국회 통과 여부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명문화하라는 의견을 내면서 노사정간 의견을 모아가는 듯했던 비정규직 법안 논의가 심하게 꼬였다. 보편원칙(동일노동 동일임금)과 현실적 적합성(어려운 고용현실)을 두고 벌이는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 임시국회 법안 통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노사정 실무자들과 주말 실무 협상을 벌인 국회는 25일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비정규직 법안 심사를 벌일 예정이다. 30일 치러질 재?보선은 현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데다 정국 변화의 분수령이 되는 만큼 여야 간 양보할 수 없는 접전이 예상된다. 비정규직 문제만큼이나 복잡하게 꼬여있는 북핵 문제도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간 조기 정상회담 추진 소문과 맞물려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지켜볼 일이다. "미국은 북핵에 대해 필요하면 유엔 안보리에 보내거나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과 권리가 있다"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에 비춰볼 때 '6월 시한설'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 북핵 문제와 노사 갈등이란 매머드급 변수 외에도 한국 경제를 둘러싼 경제 기상도는 썩 밝지 않은 편이다. 성장률 둔화.금리 인상.무역적자의 늪에 빠진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의 악재로 부각되면서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잇달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잡았다. 이와 관련,증권 전문가들은 이번 주 발표될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과 S&P500에 포함된 1백61개사의 실적을 지켜볼 것을 권하고 있다. 유가 상승세도 여전히 부담이다. 지난 22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이 최근 55달러선을 넘어선 만큼 당분간 유가 움직임이 한국 경제 회복 속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표상으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국내 경제가 실물 경기에서 확인되지 않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27일(수요일) 4월 기업경기조사(BSI)를,통계청은 그 다음 날 1분기 산업활동 동향을 각각 발표한다. 시원한 얘기 거리가 많지 않아 답답할 것 같으면 29일(금요일) 개장하는 한국국제전시장(KINTEX)을 찾아 첨단 전시장에 전시된 자동차들을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경제부 차장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