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은 음식이 위에서 소장으로 들어가는 초입구인 십이지장에 약한 전기자극을 주면 음식의 통과속도를 늦추어 장기적으로 식욕을 감소시켜 체중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 대학 의과대학의 지안드 첸 박사는 의학전문지 '위장병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십이지장을 자극하면 음식섭취량이 줄어들거나 식욕이 감소될 수 있다는 사실이 임상시험을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첸 박사는 건강한 사람 12명에게 영양관(feeding tube)과 내시경을 이용, 십이지장에 전극을 설치한 뒤 인체에 무해한 방사성추적자(radioactive tracer)가 섞인 음식(계란과 토스트)을 먹게 하고 방사능을 포착하는 특수 카메라로 먹은 음식이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통과하는 속도를 측정했다. 십이지장에 설치된 전극에 약한 전기자극을 가했을 때는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먹은 음식이 십이지장을 완전히 통과하는 시간이 50%나 더 걸렸다. 첸 박사는 또다른 실험을 통해 이들에게 5분동안 배가 완전히 찰 때까지 물을 마시도록 했다. 마찬가지로 십이지장의 전극을 자극했을 때는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마시는 물의 양이 훨씬 적었다. 이 결과는 십이지장을 자극하면 식욕 또는 음식섭취용량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첸 박사는 지적했다. 첸 박사는 앞서 동물실험에서 소장을 자극하면 음식섭취량과 지방흡수가 줄어든다는 것을 알고 이를 사람에게 직접 실험해 본 것이라고 밝히고 이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통증이나 소화장애 같은 부작용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