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믿었던 삼성전자가 예상에 못 미친 실적을 내 놓자 이제 막 시작된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일순간에 가라앉았다. 해외여건은 더 나쁘다. 미국 증시는 지난주 후반 3일 연속 급락세를 보이며 연중최저치로 추락했다. 이에따라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많이 떨어져도 920선이 단기 바닥이라고 전망했다. 또 지금 나타나는 조정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중장기적인 상승추세에는 변함이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업황호전이 예상되는 IT주나 내수우량주가 향후 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정장세 한 달가량 더 갈 듯 전문가들은 미 증시 급락과 우리 기업들의 예상보다 큰 실적 둔화를 급락 배경으로 꼽았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대표는 "삼성전자가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보이자 IT경기 회복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실망감이 제기되며 매물을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중 최저치로 떨어진 미 증시도 큰 부담이다. 대신증권 김영익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소비가 크게 둔화하고,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선행지수가 4개월 만에 하락 반전하는 등 세계경제에 대한 회의론이 불거지고 있는 게 급락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 두 가지 요인은 빠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 조정이 920 근처까지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대우증권 전병서 센터장은 "급락에 따른 반등이 있겠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며 "910~920에서 지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본격적인 반등은 5~6월께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세계경기 둔화 우려 해소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5월 말 정도는 돼야 의미있는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병서 센터장도 "실적 개선 신호를 확인하려면 한 달 정도 시간이 필요하고 4월 말 보궐선거,5월 춘투 등을 감안할 때 본격 상승은 5월 중순 이후 시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반기에는 약세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영익 센터장은 "5,6월에는 위안화 절상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상승 추세 유효,하반기엔 본격 상승 우려감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대세 상승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는 대부분 전문가들이 의견을 같이 했다. 또 하반기 지수는 사상 최고치인 1,150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장인환 대표는 "호전된 산업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면 곧 상승 추세로 복귀해 하반기에 1,150~1,200까지 내달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영익 센터장도 "큰 조정 없이 1,000 고지에 올랐기 때문에 다소 긴 조정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면서도 "자금 유입 지속으로 하반기에 상승 행진이 재개돼 최소 3년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UBS 안승원 전무는 "상승 추세가 훼손됐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미 증시 움직임이 부정적인 게 큰 부담"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조정기 투자전략으로 IT 은행 내수 등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을 꼽았다. 장 대표는 "업황이 바닥에 다다른 IT가 추가 하락 위험이 적고 상승탄력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승원 전무는 "삼성전자 포스코 등 블루칩이 연초 강세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반등시 상승폭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익 센터장은 "상반기에는 실적 호전 내수 우량주 중심의 방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