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창업세대의 도전정신을 되살리기 위한 `뿌리찾기'에 나서고 있다. 창업주들이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념물들을 찾아내 창업세대의 치열했던 기업정신을 후대에 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60년대말 한진그룹의 모체인 한진상사에서 베트남 인력 수송등에 사용했던 비행기와 같은 기종인 미국 록히드사 콘스텔레이션 항공기 1대를 들여왔다고 10일 밝혔다. 한진상사는 베트남 전이 한창이던 지난 67년 미국으로부터 콘스텔레이션기 1대를 구입하고 대한항공의 전신인 국영 대한항공공사로부터 1대를 임차해 베트남전 관련 인력 및 물자 수송에 투입했으며 이 사업에서 얻은 수익은 오늘날의 한진그룹을일구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이 기종은 또 지난 61년 11월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미국을 방문할 때 전용기로 이용됐던 것이라고 대한항공은 전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3년말부터 그룹의 사료로 활용하기 위해 콘스텔레이션기 구입에 나섰으며 협력사인 미국의 프랫 앤 휘트니사에서 기증의사를 보여와 이번에 들여오게 됐다. 콘스텔레이션 항공기는 60년대 말까지 세계 항공시장을 석권했던 60-90인승 프로펠러 항공기로 총 856대가 제작됐으나 현재 남아있는 항공기는 55대에 불과하며이중 실제운항 가능한 항공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한항공[003490]이 이번에 들여온 비행기는 지난 48년에 제작돼 기령이 57년인비행기로 회사측은 비행기 운항을 위해 16인승으로 개조하고 이 기종을 운항할 수있는 83세인 랭 클라이드씨를 비롯, 베테랑 비행팀 7명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이 비행기를 김해공장에서 도장한 후 제주의 비행훈련원으로 옮겨전시할 예정이다. 한편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내년 그룹 창립 60주년을 기념하고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의 도전정신을 되새길 수 있도록 고 박인천 회장이 지난 46년 택시사업을 시작할 당시 구입했던 차종과 같은 `1933년 형 포드 디럭스 세단 5인승 택시'를 구입,지난 8일 시승행사를 가졌다. 고 박 회장은 택시 2대로 운수사업에 뛰어든 뒤 이를 발판으로 광주고속 등을키웠으며 오늘날의 금호그룹을 일궈냈다. 현대그룹도 지난 1월 그룹 웹사이트를 재건하고 지난 60년간 그룹이 걸어온 길을 조망하는 `역사관', `고 정주영관' 등을 사이트 안에 꾸몄다. 현대그룹은 이 사이트들을 통해 창업자인 고 정부영 명예회장의 일대기, 그가평소에 사용했던 유품 등을 볼 수 있게 하는 등 창업정신을 기리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창업주들이 기업을 일구면서 보여줬던 도전정신과 집념 등은 지금 생각해 봐도 놀랍기 그지없다"면서 "기업들이 창업자들의 이런 정신을 되살리려고 나서는 것은 최근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한편 기업 문화를 재정립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 s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