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주도 연합군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함락한 지 9일로 만 2년이 됐으나 이라크에서는 다시 외국군 철수 요구가 거세지는 등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시아파 강경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는 2년 전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정권붕괴의 상징이었던 바그다드 중심 알-페드로스 광장에서 9일 대규모 외세 반대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미군은 이라크 침공 20여일 만인 지난 2003년 4월 9일 알-페드로스 광장에 수십년 간 우뚝 서 있던 후세인 동상을 크레인으로 끌어 내림으로써 후세인 정권 붕괴를대내외에 알렸다. 당시 흉물스럽게 무너져 내린 후세인 동상을 신발과 쓰레기 등으로 마구 때리며후세인 축출에 환호했던 바그다드 시민들은 이번에는 미군에 대한 분노를 표출할 계획이다. 알-사드르의 대변인인 셰이크 압둘-하디 알-다라지는 "점령군은 (2년 전) 이곳에서 시작했으며, 우리도 이제 이곳에서 그들의 철수를 원한다"면서 "그들은 후세인정권을 무너뜨렸지만 우리는 이제 그들을 내쫓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알-다라지 대변인은 또 "이라크 상황은 (미군 점령 후) 더욱 악화됐다"면서 "이라크인들은 지난 2년동안 좋은 것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무장 저항세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셰이크 하레스 알-다리 이슬람 율법학자협회 회장도 바그다드 시민들이 9일 시내로 나와 가두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했다. 알-다리 회장은 "모든 이라크인이 점령 반대 시위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면서시위대는 외국군 철수와 후세인 재판, 연합군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죄수 석방 등을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8일 알-페드로스 광장 근처에서 반미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던 알-사드르 추종 시위대가 무장 괴한의 총격을 받아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쳐 이번 시위가 자칫 유혈사태로 발전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알-사드르측은 9일 시위를 보호해줄 것을 경찰과 군에 요청했으나 이라크 정부는 통행금지 선포 계획을 밝히는 등 강경대응 방침을 천명하고 있다. 한편 쿠르드족 지도자 잘랄 탈라바니가 지난 7일 대통령에 공식 취임하는 등 이라크 정부 수립 작업이 최근 본격화되고 있으나 기층 민중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한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준 기자 @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