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은하계의 블랙홀들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으며 이 블랙홀들이 새 별의 형성을 좌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의 과학자들이 주장했다. 케임브리지 대학 천문학연구소의 데이비드 알렉산더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은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실린 보고서를 통해 별을 자주 만들어내지 않는 가까운은하들이 더 큰 블랙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천문학자들은 성단(星團)들이 블랙홀의 유난히 빠른 성장기를 지나 왔다고확신해 왔다. 그러나 새 연구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은하들이 서로 합쳐지면서 커지는 별들주위에 축적되는 물질을 블랙홀이 소모해 블랙홀은 더욱 커지고 어린 별들을 만들어내거나 파괴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알렉산더는 "이는 마치 플러그 구멍에 물을 부는 것 같다. 들어갈 수 있는 양은한정돼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하와이 마우나 케아에 있는 케크 관측소의 광학 망원경과 지구궤도를선회하는 찬드라 X레이 우주 망원경을 이용해 지구로부터 80억광년 이상 떨어져 있는 먼 은하들을 관찰한 결과 이들 은하계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들이 계속 커지고별들도 계속 탄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이처럼 커지고 있는 블랙홀들을 자세히 관찰한 결과 은하들이 서로 합쳐지는 대융합 현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X-레이 망원경 관찰 결과 이런 블랙홀들 주위에는 가스와 먼지가 빽빽하게 둘러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물질들은 블랙홀의 소모 대상이며 따라서 이런 현상이 왜 눈에 잘 보이지 않았는지를 설명해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블랙홀의 팽창은 이른바 `퀘이사'라고 불리는 준성(準星)을 탄생시키기도 하는데 이는 은하의 중심부에 위치한 블랙홀 일대에서 은하 자체보다도 더 밝은빛이 나오는 현상을 설명해 준다. 최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큰 은하들이 합쳐지면 중심부로 물질이 몰려 별이 탄생하고 블랙홀의 크기가 더욱 커진다는 결론을 얻은 카네기 멜런 대학의 티지아나 디 마테오 박사는 "알렉산더 박사의 관찰은 우리의 시뮬레이션 결과와 매우 일치한다"며 "관측과 이론 양쪽에서 은하의 형성에 관해 일치된 그림이 나온 것은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