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유럽이다."


재계 총수들이 대거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노무현 대통령의 독일(10∼14일),터키(14∼17일) 순방에 맞춰 경제사절단을 꾸리고 유럽 현장경영에 나서는 것.이들 총수는 유럽 내에서의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현지 공장을 둘러보는 등 유럽 사업 강화의 기회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재계에 따르면 노 대통령의 순방에는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김재철 한국무역협회 회장,김용구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 등 경제 5단체장이 모두 참여한다.


개별 기업에서는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최태원 SK㈜ 회장,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등 30여명의 주요 그룹 총수,최고경영자(CEO)들이 동행할 예정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사절단에는 포함돼 있지 않지만 독일 방문 시기가 노 대통령과 겹쳐 독일에서 경제사절단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9일 전용기를 타고 미리 이탈리아로 출발한 이 회장은 밀라노 가구박람회와 삼성의 밀라노 디자인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뒤 유럽전략본부가 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전략회의를 주재할 계획이다.


따라서 프랑크푸르트에서 '주요 기업 CEO 초청 라운드테이블' 등의 일정을 갖고 있는 노 대통령 일행과 접촉이 이뤄질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가장 큰 규모로 경제사절단에 참여하는 회사는 현대·기아차그룹.정 회장을 비롯해 정순원 로템 부회장,최한영 현대기아차 전략조정실장(사장),최재국 현대차 영업기획담당 사장 등 총 4명이 유럽행에 나선다.


이들은 터키 이스탄불에서 80여km 떨어진 이즈밋시에서 가동하고 있는 현대차와 키바르그룹 합작공장의 생산능력 확대 여부를 타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지분 70%를 투자한 이 공장은 연간 6만대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SK그룹에선 최태원 회장과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이 노 대통령의 터키 방문을 수행한다.


최 회장은 터키 방문 중 '투르크텔레콤' 민영화사업 참여 여부를 타진하고 광물자원 개발사업 참여 가능성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업계에서는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김충훈 대우일렉트로닉스 사장 등이 참여한다.


제약업계에서는 허영섭 녹십자 회장,이장한 종근당 회장 등이,항공업계에서는 이종희 대한항공 사장,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 등이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해 사업 확대를 모색한다.


이 밖에 이용경 KT 사장,신박제 필립스전자 사장,이태용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신동규 한국수출입은행장,김송웅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 등도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독일보다 터키를 방문하는 경제인들이 더 많다는 점이다.


독일은 20명,터키는 30명.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터키의 지리적 잇점을 노려 현지 공장 설립 및 확대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행보에서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