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우수고객과 일반고객에 대한 차별 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단순히 서비스의 차별이 아니라 돈이 오가는 차별이다. 우수고객은 예금 및 대출금리를 우대받고 수수료도 할인된다. 금융소비자로서는 '어떻게 하면 우수고객이 될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중요한 점은 무작정 예금만 많이 한다고 우수고객이 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수고객이 되려면 각 은행들의 고객등급 산출 기준 등을 꼼꼼하게 살펴 '똑똑한' 금융거래를 할 필요가 있다. ◆은행의 왕은 우수고객 올들어 은행들이 앞다퉈 연리 4%대의 특판예금을 내놓고 있지만 우수고객이 아니면 '그림의 떡'이다. 대부분 판매 대상을 우수고객이나 거액고객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6일부터 우수고객에 한해 연 4.3%의 양도성 예금증서(CD)와 연 4.1%의 정기예금 등 특판예금을 시판한다. 농협도 이날부터 연 4.25%의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1년 만기 정기예금을 판매하면서 대상을 자체 분류한 우수고객인 '하나로 고객'으로 제한했다. 조흥은행도 지난 1일부터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연리 4.1%짜리(1년 만기) 특판예금을 판매 중이다. 대출도 마찬가지다. 은행들이 대출세일에 나서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저 연 4.5%선까지 떨어지고 있지만 혜택을 받는 대상은 우수고객으로 제한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4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체계를 바꾸면서 우수고객에 한해 금리를 0.3%포인트 낮춰주기로 했다. 신용대출도 우량고객의 경우 연 7%대로 금리를 낮춰주는 반면 신용도가 나쁜 고객은 연 10%가 넘는 대출금리를 적용한다. 외환은행은 무보증 신용대출 상품인 '리더스 론'을 팔면서 우수고객에게는 일반고객보다 1%포인트가량 낮은 연 7.3%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조만간 우수고객에게 적용하는 신용대출 금리를 연 6%대로 낮출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대전은 우량고객 쟁탈전"이라며 "당장은 남지 않는 장사를 하더라도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 혜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수고객이 되려면 은행별로 평가 기준이 다르긴 하지만 주로 거래 실적이 많거나 은행의 이익 창출에 기여한 사람들이 우수고객이 된다. 예컨대 신한은행은 최근 3개월간 예금과 대출,카드,외화 환전,해외 송금,보험 가입 등 거래 실적을 바탕으로 우수고객을 로열MVP,로열VIP,로열골드,로열그린 등 4가지 계층으로 나눠 차별적인 금리 혜택 등을 부여한다. 과거엔 예금과 대출,신용카드 사용액이 우량고객을 평가하는 주된 항목이었으나 최근 은행들은 자동이체,인터넷뱅킹·폰뱅킹 이용,급여 이체 등 각종 거래 실적도 평점 산출에 포함시키고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여·수신 실적 △신용카드 이용 실적 △외화예금 잔액 등 총 13가지 항목을 분석,8백점 이상을 받은 고객을 최고 등급인 '프라임고객(P1)'으로 분류하고 있다. 조흥은행도 예금과 대출실적 외에 급여 이체나 펀드 가입,보험 가입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은행에 일정액 이상 수익을 올려준 고객을 우량고객으로 선정한다. 따라서 예금과 대출 금액이 적더라도 주거래 은행을 정해 거래를 한 곳으로 집중하면 우수고객이 될 수 있다. 자신의 통장뿐 아니라 가족의 거래를 한 은행으로 모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유병연·송종현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