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산 두바이유의 현물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는 등 국제유가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회복기의 한국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특히 석유 수요가 늘어나는 하절기가 다가오면서 국제유가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4일 현지에서 거래된 두바이유 가격은 직전 거래일인 지난 1일보다 배럴당 2.14달러 오른 50.51달러에 마감되면서 사상 최고치를경신했다. 비록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이 이날 거래에서 배럴당 0.76달러 떨어진 56.81달러를 기록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의 증산 가능 발언이 전해졌지만 투기자본의 유입과 중동지역의 공급 불안요인들이 상존하고 있어 상승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유 급등 원인= 석유업계는 최근의 두바이유 급등 원인을 타이트한 수급상황에서 투기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WTI와 북해산 브렌트유의 가격이 작년에 급등세를 보인 뒤 더이상 가격이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기자본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두바이유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 여기다 WTI. 브렌트유 대비 두바이유 가격차가 예년에는 4달러 내외에서 그쳤지만 작년에는 가격차가 13달러선까지 벌어진 것도 두바이유 가격 급등의 한 원인으로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WTI나 브렌트유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두바이유는 가격차를 좁히기 위해 당분간 상승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또한 OPEC의 석유증산 소문도 중동지역의 공급 불안 요인이 남아있는 상황에서유가를 떨어뜨리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두바이유 강세 언제까지= 석유업계는 석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하절기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의 석유소비국인 미국이 하절기에 접어들면 석유 수요가 증가하게 되고 이는 재고 부족으로 이어져 유가 상승세가 올 하반기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투기자본까지 합세한다면 두바이유가 배럴당 40-45달러를 유지하는 상태가 계속될 수 있다. 올해초 대부분의 해외 주요 예측기관들이 두바이유가 단기적으로는 45달러를 상회할 수 있지만 올해 연평균 가격으로 보면 배럴당 37-39달러대 수준을 형성할 것이라는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현재로서는 이같은 전망이 들어맞을 지 우려하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주정빈 부장은 "올해 두바이유 가격을 쉽게 점칠 수는 없지만 하절기에 들어서면 수요를 공급이 못따라가는 상황이 올 수 밖에 없다"며 "올해도 고유가 사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업계 대응책 부심= 이같은 국제유가의 상승세는 경제회복에 기대를 걸었던 국내 산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작년말부터 계속돼온 원.달러환율 하락으로 채산성이 악화된 수출업계는 에너지비용을 절감하고 고부가제품 개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전자업계는 유가상승에 따른 중장기적 채산성 악화를 우려, 삼성전자의 경우 주력 수출품인 LCD, 휴대전화 등의 항공을 통한 수출 물량의 일부를 선박으로 돌리는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지난해 말 도입한 도요타식 생산방식을 강화, 생산성 향상을 통해 원가 부담을 최소화하기로 했으며, LG전자는 고유가 및 원가 상승 압력에대비, 각 사업본부별로 경영회의 등을 통해 경비감축 지침을 공유하는 등 상시적인원가절감운동을 펼치고 있다. 식품업계도 유가인상에 따라 식품 포장재로 쓰이는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오르기때문에 원가상승 부담 증가와 함께 라면, 과자 등 부피가 큰 제품의 경우 물류비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