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차 국제의회연맹(IPU) 총회에 참석 중인국회대표단(단장 유재건)이 4일 일본의 역사 및 공민 교과서 왜곡 시도를 강력히 비판했다. 국회대표단의 일원인 열린우리당 서혜석(徐惠錫) 의원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 필리핀국제회의센터에서 열린 총회 제1 상임위(평화국제안보위) 첫날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은 최근 일본의 역사교과서 검정과정에 대해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없다"고 말했다. 제1 상임위는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 집단 학살 및 테러리즘의예외없는 처벌을 위한 사법체계의 확립과 운영'을 주제로 하고 있다. 서 의원은 "바르고 정확한 역사인식은 반인류범죄의 재발을 예방하는데 필수적인 요건"이라며 "따라서 사실과 높은 도덕 기준에 기초한 역사교육이 이러한 노력의중요한 부분이 돼야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서 의원은 이어 "현재 검정 중이거나 검정 절차를 완료할 일부 교과서들은 일본제국주의자들이 한국을 포함한 이웃 국가들의 점령 기간 저지른 전쟁범죄와 기타 만행을 왜곡하거나 일체 기술하지 않음으로써 이를 합리화하고 심지어 미화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바르고 정확한 역사인식 없이 젊은 세대가 긍정적 세계관을 형성할 수 없고 과오와 고통의 역사는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면서 "역사를 왜곡하거나 얼버무리는 것은 전쟁범죄와 기타 반인류범죄를 근절하고 처벌 무산을 예방하려는 우리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이를 크게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본 의회에 대해 "교과서의 역사적 사실 생략, 희석, 왜곡 행태를 시정하고 이러한 행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필요한 제반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전했다. 연설이 끝나자 대부분 국가의 대표단들은 한일 관계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으나 북한과 중국 대표단은 큰 박수로 서 의원을 격려해 눈길을 모았다. 특히 김경호 최고인민회의 부부장은 직접 서 의원을 찾아와 "연설이 매우 좋았다"고 공감의 뜻을 적극 피력했다. 김 부부장은 그러나 "함께 협력해 대응하자"는서 의원의 제안에 대해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대표단은 이 같은 국회대표단의 비판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않았으나 서 의원의 연설문을 입수해가는 등 대응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개막한 IPU 총회는 세계 107개국 60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8일까지 계속된다. 국회대표단은 우리당 유재건(柳在乾) 의원을 단장으로 같은 당 정의용(鄭義溶)우제창(禹濟昌) 서혜석, 한나라당 정의화(鄭義和) 박재완(朴宰完) 이혜훈(李惠薰),무소속 신국환(辛國煥) 의원 등 여야 의원 8명으로 구성됐다. (마닐라=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