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간 미국 경제를 견인해왔던 주택 등 부동산경기 호황이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지금까지 미국 가계들은 싼 금리 덕택에 채무를 조정해 생긴 여윳돈으로 소비를 늘려왔으나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섬에 따라 이 같은 호시절에 종말을 고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11일자)는 "미국의 주택경기가 올해안에 연착륙을 시도할 것"이라며 "세계 최대 소비국의 내수 긴축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미국 주택경기 끝나나=미국 민간 경제연구기관인 블루칩이코노믹인디케이터에 따르면 주택 수요 감소로 올해 신규 주택 착공건수는 작년보다 5% 줄고 내년에는 더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유는 장기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상승이다. 30년만기 모기지 금리는 최근 6주 동안 0.5%포인트 오르며 연 6%대를 돌파했고 내년에는 연 7%가 될 전망이다. 이는 미국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큰 동력 하나가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규 주택 착공은 지난 2002년 이후 미국 연간 총생산 증가분의 12%,일자리 창출에는 16.6%만큼 기여해왔다. ◇내수 타격 우려=하지만 더 큰 문제는 내수에 미칠 영향이다. 미국 가계가 금리가 낮은 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는 '리파이낸싱'을 통해 지난해 절약한 돈은 1천3백92억달러나 된다. 미국인들은 이렇게 생긴 여윳돈 중 3분의 1만 빚을 갚는 데 쓰고 나머지는 소비했다. 이에 따라 내수부문에 3분의 2를 의존하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001년 0.8%에서 지난해 4.3%로 수직상승했다. 그러나 미국 내 2위 모기지업체인 프레디맥은 리파이낸싱을 통한 가계의 여윳돈이 올해 9백59억달러,내년에는 6백12억달러로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윳돈이 줄어드는 만큼 소비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집값 폭락은 없을 듯=비즈니스위크는 그러나 집값 폭락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40년 간 미국 집값이 뒷걸음질 친 것은 경기 침체(리세션)와 맞물려 단 두 번 뿐이었던 데다 올해는 경제성장률이 3.5%로 예상돼 경기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이유에서다. 은퇴 후에 살 새 집을 마련하려는 베이비붐 세대들과 증가 추세인 이민자들의 신규 수요도 집값 폭락을 막아주는 안전장치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