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성서를 잘못 이해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가정과 사회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대부분의 목사들이 복음이 없는 설교를 하고 있다."


개신교계 원로인 강원용(88) 목사가 한국 교회를 향해 던지는 쓴소리다. 열네살때 기독교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74년, 목사가 된 지 56년이 된 원로로서 신앙고백을 담아 최근 내놓은 책 쯦내가 믿는 그리스도쯨(한국기독교서회)를 통해서다.


강 목사는 이 책에서 2천년 전 중동 지역에서 기록된 성서의 원문이 오늘 한국의 상황에서 어떻게 해석돼야 하는지에 주목한다. 그동안 많은 부작용을 초래했던 성서 무오설이나 문자주의를 넘어서 상황과 맥락 속에서 성서를 해석해야 한다는 것.


여기서 그는 그리스도의 우주적 보편성을 이끌어내고 성서의 가르침을 오늘의 현실과 연결시켜 전해준다. 성탄절 예수탄생 설화에서 가난하고 핍박받은 이들을 구원하려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읽어내고, 광야에서의 유혹 사건에서 파퓰리즘에 심각하게 노출돼있는 한국 기독교의 문제를 찾아낸다.


"나라와 민족과 세계를 망치고 자기 자신을 망치는 사람들, 교회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사람들, 그들이 과연 약하기만 한 보통 사람들인지요? 그들 대부분은 애국자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이며, 하나님의 큰 종이라고 자처하는 목회자들입니다"


저자는 이처럼 성육신 사건, 오병이어 사건, 선한 사마리아 사람 이야기 등 성서의 주요 사건들을 섭렵하면서 기독교 복음의 실체를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강 목사는 사랑과 긍휼, 겸손과 인자함, 정의로움, 회개 등 성서의 핵심주제를 지속적으로 찾아내 들려주고,이런 정신에서 벗어난 현실 기독교를 향해 고언을 던지고 있다.


3백76쪽. 1만2천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