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멈추지 않고 있고,금리와 환율 등 증시 주요 변수들이 급변하면서 증시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연초이후 대세상승 분위기가 한순간에 가라앉은 느낌이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상승세를 지속하던 3월초만 하더라도 지수 1,000은 지지선이 될 것이란 믿음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저점이 900대 초반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는 비관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증시를 떠받쳐온 수급이 불안해지고 있다.


과거 상승장을 견인해온 외국인은 이번 장에서 철저히 '팔자'로 일관하고 있고,그마나 지수 상승을 주도해온 기관 자금마저 서서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기관과 함께 상승장을 지지해온 개인도 1,000선이 무너지자 차익실현에 분주한 모습이다.


매매 주체들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자 프로그램이 선물과 현물지수 가격차에 따라 유출입을 반복하면서 지수를 뒤흔들며 방향을 더욱 헷갈리게 하고 있다.


지수가 빠질 때는 프로그램 매수세가 들어와 하락을 방어하다가도 지수가 반등하면 거꾸로 매수차익잔고 부담으로 다시 프로그램이 매도세로 돌변,지수 상승에 부담을 주고 있는 형국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증시에서 수급선으로 불리는 60일 이동평균선이 아직 지켜지고 있다는 점이다.


30일 증시에서도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 대규모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매수가 받쳐주면서 낙폭을 줄여 955.44로 마감됐다.


60일선(950.63포인트)을 지킨 것이다.


그러나 수급이 다시 보강되지 않는 한 60일선 지지여부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허약한 수급에다 환율과 금리,중국 변수 등의 불투명성마저 확대될 경우 지수는 900선 근처까지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사들에선 연초 내놓았던 지수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서울증권은 이날 종합주가지수 저점이 920선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이 향후 9천억원 정도 추가 매도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기관들의 매수여력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남태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는 당분간 매수주체 부재로 기술적으로 반등한다 하더라도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990선을 고점으로 다시 밀릴 것"이라며 "지수는 20일선과 60일선 사이에서 중기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60일선이 깨질 경우 지수는 900선까지 조정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마무리국면에 들어서고 있어,4월들어 1분기 실적이 가시화되면 증시는 다시 상승 시동을 걸 것이란 기대도 만만치 않다.


국제자금의 탈증시화가 주춤해지면 한국증시의 회복세가 다른 국가 증시보다 훨씬 빠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