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의 실력을 뽐내는 한국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의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전체 10개 종목 중 5개의 금메달을 석권하며 남녀 `간판' 안현수(한국체대)와 진선유(광문고)가 개인종합 동반 우승 기염을 토했던 쇼트트랙에서 `무서운 10대들'이 선배들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 26∼27일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20회 종합선수권은 빙판 위의 10대 반란을 여실히 보여줬다. 2006토리노동계올림픽에 나갈 국가대표를 뽑는 종합선수권은 `올림픽 금메달을따기보다 힘들다'고 할 만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가운데 뉴페이스들의 등장이 화젯거리가 됐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2005세계주니어선수권을 나란히 제패한 남녀 `기대주' 이호석(19.경희대 1년)과 박선영(16.세화여고 1년). 세계주니어선수권 3연패를 달성한 이호석은 종합선수권 남자부 1,500m 우승과1,000m 4위, 500m 5위로 4종목 합산 종합랭킹 3위로 태극마크를 얻었다. 단신(168㎝)에도 폭발적인 스피드와 뛰어난 순발력으로 순간 추월 능력이 탁월한 이호석은 남자 `간판'이면서도 올해 세계팀선수권과 세계선수권에서 느슨한 플레이로 비난을 샀던 안현수의 1인자 자리를 위협하는 자극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세화여중을 갓 졸업한 여고생 박선영도 올해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우승으로 `신데렐라'로 탄생한 에이스 진선유(17.광문고 2년)와 함께 10대 돌풍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 여자쇼트트랙의 `쌍두마차'. 세계 최강자로 군림했던 최은경(한국체대)이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에서진흙 속에서 캐낸 보물과 같은 존재인 박선영은 종합선수권에서 진선유에 이은 종합2위의 좋은 성적으로 당당히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이와 함께 태극마크를 달지는 못했지만 쟁쟁한 선배들과의 경쟁을 뚫고 종합 8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남자 꿈나무 김윤재(14.반포중 2년)와 종합 6위로 대표 선발 꿈을 이룬 유빛나(16.정화여고 1년)도 10대 반란의 또 다른 주역들이다. 신예들의 약진 속에 1년 앞으로 다가온 토리노올림픽 메달 전망도 밝다. 한국은 세계선수권 3위 내 입상에 따라 대표로 자동선발된 안현수, 여자부의 진선유, 최은경, 강윤미(17.과천고)와 치열한 선발전 관문을 통과한 이승재, 송석우(이상 전북도청), 서호진(경희대), 이호석, 오세종(동두천시청.이상 남자), 박선영,조해리(고려대), 변천사(신목고), 전다혜(한국체대), 유빛나에 추천으로 선발되는남자 2명을 포함한 총 16명이 내부 경쟁을 거쳐 최종 남녀 5명이 올림픽에 나간다. 남자는 안현수가 정신적 해이가 지적됐음에도 출중한 기량과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든든하고 차세대 에이스 이호석과 단거리 전문 송석우가 4년 전 2002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노메달' 수모를 털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자도 자동선발 기득권을 포기하고 종합선수권 출전을 강행, 1위로 최강자 위용을 뽐낸 진선유의 메달 석권 가능성이 높고 혜성처럼 떠오른 박선영과 `왕따' 설움을 딛고 대표로 복귀한 변천사도 메달 기대주로 꼽힌다. 솔트레이크올림픽 때 남자 쇼트트랙의 노메달 충격 속에 여자가 금 2, 은메달 2개를 획득, 국가별 순위에서 14위로 밀렸던 한국이 새롭게 수혈된 `젊은피'들을 앞세워 세계 톱10 복귀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