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 주류 세력이 교체되고 있다. 이달 초 행정도시법의 국회 통과와 당직 인선이 촉매제가 됐다. 지난해 총선 이후 박세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례대표들이 주요당직을 꿰차고 박근혜 대표 주변에서 만만찮은 세를 과시했지만,지난 23일 박 의원의 탈당으로 힘이 빠지는 양상이다. '박근혜 체제'를 떠받치는 원동력이었던 소장파들도 국가보안법 등을 놓고 박 대표와 대립하며 주요 포스트에서 멀어지고 있다. 대신 중도파 성향의 모임인 '국민생각'소속 의원들이 핵심 당직을 장악하며 신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월 당직개편을 거치면서 비례대표 출신의원들이 정책라인의 전면에 배치됐었다. 여의도연구소장이었던 박세일 의원이 정책위 의장을 맡은 것을 비롯 황진하(2정조) 박재완(3정조) 이주호(5정조) 박찬숙(6정조) 의원 등 정조 위원장 6명 중 4명이 비례대표였다. 그러다가 행정도시법에 반기를 들고 박세일 의원이 의원직을 던졌고,이어 박재완 박찬숙 의원이 당직에서 물러났다. 박재완 의원은 지역구 출신(서울 강남갑)인 이종구 의원으로 교체됐다. 비례대표의 세가 약화되고 있는 반면 '국민생각'은 막강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국민생각은 의원 41명이 참여하고 있는 당내 최대 모임이며 실용적인 개혁과 건전 보수 등을 내세우고 있다. 강재섭 원내대표와 맹형규 정책위 의장이 고문과 회장을 각각 맡고 있다. 이 모임 소속인 임태희 의원이 원내수석부대표에,박순자 김기현 김명주 나경원 박세환 의원 등이 원내부대표에 각각 기용됐다. 박 대표의 '브레인'인 유승민 비서실장도 국민생각 회원이다. 국민생각은 정당의 양대축인 원내·정책 라인 모두 장악한 셈이다. 이 때문에 차기 대권에 뜻이 있으면서 이 모임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강 원내대표에 힘이 실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소장파의 경우 남경필 의원이 원내 수석부대표에서 물러나고,정병국 의원이 기획위원장에 내정됐다가 보류되는 등 '핵심'에서 이탈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4월 임시국회에서 국가보안법 처리를 요구하며 박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