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유흥업소 여주인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성폭행 용의자, 이른바 '빨간 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1일 술집 여주인들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 등)로 송모(31)씨와 공범 이모(31)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빨간 모자' 송씨는 지난해 4월 9일 경기도 일산구 한 카페에서 여주인 이모(29)씨를 흉기로 위협, 성폭행한 뒤 수표 1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나는 등최근까지 모두 강간 24차례, 강간미수 5차례, 강제추행 5차례, 특수강도 5차례의 혐의를 받고 있다. 공범 이씨는 송씨의 범행에 5차례 가담, 송씨와 함께 술집 여주인 5명을 성폭행한 혐의다. 범행 당시 주로 빨간 모자를 쓰고 있어서 경찰들 사이에 '빨간 모자'로 통했던송씨는 심야시간대 주로 규모가 작은 술집에 손님을 가장해 들어가 있다가 다른 손님들이 나가 여주인 혼자 있을 때 범행을 일삼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흉기로 여주인을 위협, 스물을 셀 동안 옷을 벗도록 강요한 뒤 벗긴 옷으로 얼굴을 가린 채 성폭행하는가 하면 범행 후 손길이 닿은 부분은 수건 등으로 닦아내 지문을 남기지 않는 치밀함을 보이며 경찰 검거망을 피해 왔다. 경찰은 술집에서 빼앗은 수표에 이서된 주민등록번호와 유사한 동종 전과자 24명의 사진을 발췌, 피해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송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함에 따라 검거망을 좁혀 오다 지난 20일 오후 7시 30분 경기도 안양에 있는 송씨 애인 집에서 송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송씨 승용차에서 빨간 모자, 빨간색 티, 빨간 장갑, 과도 2점 등을 발견,압수했다. 경찰조사 결과 송씨는 도박판을 전전하다가 '화투패의 빨간 색이 재수가 좋다'는 생각에 주로 빨간색 모자를 쓰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수치심 때문에 신고를 미루고 있는 피해자들까지 감안한다면 피해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보고 여죄를 캐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