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간 경쟁이 심화되고 산업의 집중도가 커지면서 시장에서 넘버3가 설 자리를 잃어 기업경쟁 판도는 `빅3'에서 `빅2'체제로 점차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17일 `넘버3는 없다'는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의 선택 용이성 등요인으로 기업판도가 이처럼 변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판도변화 유형을 3가지로 나눠 국내 화장품, 자동차, 할인점, 정수기시장과 세계 PC시장은 1, 2위 업체의 경쟁속에서 3위권 업체들이 시장점유율 하락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1강-1중-다약(1强-1中-多弱)'형인 것으로 제시했다. 예를 들어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1,2위인 태평양LG생활건강의 점유율은 높아지고 3위권 업체들의 점유율은 하락하면서 확실한 넘버3가 없어졌고 세계 PC시장에서는 델과 HP에 이어 3위였던 IBM이 사업을 철수하기도 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넘버1 독주와 넘버2 쟁탈'이 2번째 유형이다. 농심이 확실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2위 자리를 놓고 삼양, 오뚜기, 한국야쿠르트가 혼전을 진행중인 라면시장과 부동의 1위인 삼성화재에 이어 2위 자리를 놓고현대해상, 동부화재, LG화재가 경쟁하는 손해보험시장 등. 누구도 넘버2라고 확신할 수 없지만 사실상 넘버3도 없는 유형의 시장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3번째는 1, 2위 업체간의 격차가 크지 않아 출혈경쟁을 벌이는 사이에 과거 넘버3였던 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넘버1으로 비상하는 `넘버 1, 넘버2간의 격전과 넘버 3의 비상' 유형이다. 보고서는 국내 스포츠웨어 및 용품 시장에서 2001년까지도 코오롱과 화승에 이어 넘버3였던 휠라코리아가 골프웨어 등 의류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2003년 25.8%의시장점유율로 넘버1 자리에 등극한 사례를 소개했다. 아울러 국내 홈쇼핑업계에서 1, 2위인 LG홈쇼핑과 CJ홈쇼핑이 경쟁하는 사이 현대홈쇼핑이 이민상품 등 차별화 전략과 고급 이미지 창출로 독자적인 시장지위를 확보하면서 1, 2위 업체의 점유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추세도 이런 유형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세계 휴대폰시장에서 노키아와 모토로라에 이어 3위였던 삼성전자가제품 고급화 등 차별화로 작년 3분기 점유율 2위로 올라선 사례까지 들면서 넘버3생존법칙으로 기존시장의 게임규칙을 깨는 `게임 룰 메이커' 전략을 제시했다. 아울러 국내 가전시장에서 3위인 대우일렉트로닉스가 폴란드 TV시장에서 점유율1위를 차지한 것처럼 새로운 시장 공략, 기업 인수.합병(M&A)을 비롯한 연합전선 전략도 넘버3의 살아남는 법으로 들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v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