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선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증시가 체력저하 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외국인들의 차익실현에 밀려 종합주가지수는 연일 1,000선(종가기준)이 흔들리고 있고, 코스닥지수 역시 기관의 매도 공세로 480선 지지가 불안해졌다. 8일 장마감 결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7.22포인트(0.72%) 떨어진 1,000.28을 기록했으며 오후 한때 995선까지 급락했다. 전날 500선 밑으로 떨어진 코스닥지수 역시 이날 13.34포인트(2.69%)나 급락, 481.98로 주저앉았다. 현재 증시가 급등 이후 '적절한 '조정을 거치고 있지만 여전히 상승 기조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아직 우세하지만, 국내 시장 수급의 가장 큰 축인 외국인의매수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1,000선 안착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제기되고있다. ◆ 외국인 IT주 집중 매도 이날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서는 LG전자(430억원 순매도), 삼성SDI(141억원), LG필립스LCD(103억원), 현대차(80억원), LG투자증권(73억원)이 순매도 1~5위에 올랐다. 외국인들이 주로 대형 IT주와 최근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현대차, 증권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은 전날까지 3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우위를유지하며 총 1천97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가장 많이 판 주식은 역시 삼성전자(1천249억원)였으며 이어 현대차(751억원),INI스틸(443억원), 하이닉스(421억원), LG전자(410억원), LG필립스LCD(287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매도했다. ◆ 반도체.LCD 가격 하락이 부담 전문가들은 4일째 계속된 외국인들의 IT주 중심의 매도세가 최근 D램 가격 하락세와 LCD 가격 약세 전망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영원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이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면서 "특히 IT중심의 매도세가 두드러진 것은 반도체와 LCD 가격이 기대에 비해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D램 현물가격이 2달러대로 떨어진데다 시장조사기관들이 공급업체들의 적극적 인하로 LCD가격 역시 3월 상반기부터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자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등 한국의 대표 IT주에 대한 비중을 조절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성태 굿모닝신한증권 투자전략부장은 "IT경기 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다 선물옵션 만기,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외국인 매도 지속성 논란 그러나 외국인 매도세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증권사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홍 부장은 "최근 랠리의 한 축이었던 외국인의 매도세 전환으로 증시가 수급 문제를 겪고 있으나 지난 8주간 지수가 쉬지 않고 올라 1,000을 돌파한만큼 현 시점의 일부 차익실현과 조정은 어느 정도 필요한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대우증권 이 팀장도 "오늘 외국인들의 매도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지만 최근 2일간은 매도 규모가 100억~400억원 정도에 불과한만큼 외국인들이 아직 매도기조로 돌아섰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유동원 씨티그룹증권 상무는 "1,000선을 넘어선 지수 수준은 한국시장의적정 수준을 초과한 것이므로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차익실현에 나설 만하다"면서 추가적 매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유 상무는 또 현재 한국에 유입된 해외 자금 중 상당부분이 장기 투자자라기보다 단기 투기성 자금인만큼 외국인의 지속적 매수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 코스닥 500선 회복 쉽지않을 듯 코스닥의 경우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에 중소기업.벤처 활성화 계획을 이끌었던이 부총리의 사임, 결산월인 3월을 맞은 기관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등이 겹쳐 급락한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그동안 주로 순환적 테마주가 번갈아 급등세를 이끈만큼 테마 장세가 거의마무리된 현재 거래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정이 오래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올들어 지난 두 달동안 각종 테마주들이 상승세를 이끌었지만 이들을 대신할 다른 테마주나 주도주가 없는 상태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소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또 대체로 기업들의 1.4분기 영업실적이 시장 분위기를 되돌릴 수있는 가장 큰 기회지만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 개선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만큼 본격적 반등 시기를 점치기 힘들며 460선까지의 추가 조정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