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7] 이헌재부총리 사임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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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헌재 재정경제부장관겸 경제부총리가 마침내 사임했습니다. 청와대에서도 후임인선작업이 한창입니다.
만 1년여를 재직하며 경제회생의 사령탑을 맡았던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사임은 어제 이헌재 쇼크라는 말이 돌았듯 여러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한익재 기자가 나와 이헌재 경제부총리 사임에 얽인 여러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한기자, 일단 사임 배경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이헌재 부총리의 부동산 투기 의혹은 지난달 24일 발표된 공직자 재산변동현황이 발단이 됐습니다. 재산변동 내역에서 이 부총리는 2000년 8월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퇴직할 당시만 해도 25억원대를 유지했는데 2004년 2월 재경부 장관으로 재입각하면서 신고한 재산이 86억3511만원으로 크게 불어났습니다.
28일 이 부총리 부인이 위장전입을 통해 논밭을 매입해 큰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설상가상으로 3·1절 행사에 불참한 이 부총리는 당일 국회 재경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골프를 한 것으로 드러나 여론이 악화됐습니다.
2일 청와대가 재신임하면서 일단락되는듯했던 땅투기의혹은 4일 경기도 광주 땅 매입자의 은행대출 관련 추가의혹이 제기되고 여론이 계속 악화되자 6일 당의장 선거에 나선 열린우리당 장영달 한명숙 의원 등이 이 부총리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결국 이 부총리는 이날 오전 간부회의가 끝난 뒤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앵커)
시장에서 예상외의 충격을 받았는데요. 그 이유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사임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분명했습니다. 시장 친화적이고 글로벌 경제주의자였던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사임표명을 시장에서는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경제정책의 일관성이 지켜질 수 있겠느냐로 해석했습니다. 386세대의 분배주의이론이 팽배한 청와대나 집권층의 분위기로 봤을때 이헌재 부총리만큼 시장과 국제 감각을 함께 갖춘 인물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했습니다.
또 그만한 인물이 있다하더라도 집권층이나 여당, 그리고 야당으로부터 나오는 '분배론' 압력에 노련하게 대처하면서 원하는 정책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어제 고가로 순조롭게 출발한 증시가 장중 이헌재 쇼크라는 말이 돌정도로 충격을 받은 것은 바로 이같은 불안감을 반영한 것입니다.
(앵커)
사람이 바뀌면 변화는 불가피할 것입니다. 후임 부총리 인선이 이뤄지면 향후 정부 경제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앵커)
이헌재 부총리 사임이후 재경부 정책이 어떻게 영향을 받을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기자)
한마디로 총론은 변하지 않지만 각론은 바뀐다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총론이 바뀌지 않는 이유는 이헌재 부총리가 추진해왔던 각종 정책들이 인선에 따라 다시 기조자체가 바뀐다면 빈대잡으려 초가삼간 태우는 식의 우를 범하는 것과 같다는 점을 청와대도 잘 알고 있기때문입니다. 또 시장과 업계는 물론 청와대도 이헌재 부총리의 각종 개혁정책에 대해 대체로 옳은 변화라고 동의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세부적인 정책추진과정에서 달리지는 점이 있다는 얘기인가요?
그러나 세부적인 정책방향에서는 달라지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재경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정책일관성과 관련해서는 후임자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지만 총론은 경기활성화, 벤처 육성등의 기조를 유지할수밖에 없지만 각론으로들어가면 많이 바뀔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후임자가 자유 시장 경쟁과 글로벌을 중시했던 이헌재 부총리와 달리 규제위주나 국수주의의 비중을 높인다면 재경부의 정책은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종합부동산세법, 국제투자공사법이나 종합투자계획, 서비스시장 개방등 주요 핵심 현안들이 모두 시행령조차 정비되지 않은 미완의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정책 기조가 같다고 하더라도 세부추진방향이 달라지면 결과적으로 전혀다른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앵커)
이헌재 부총리 재임 1년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제 2의 경제위기로 여겨졌던 신용불량자 사태와 LG카드문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운도 따랐지만 단기간에 경기회복이라는 말을 유행어처럼 돌도록 만든 것도 이헌재 부총리의 카리스마와 브랜드가 아니면 힘든 일인 것은 분명했습니다.
일자리 만들기를 근간으로 하면서 벤처살리기와 종합투자계획에 역점을 둔 것은 거래소 1000포인트, 코스닥 500포인트 달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 요인들과 소유와 분배 문제를 두고 빚은 불협화음은 옥에 티라고 할 수 있고 결국 이부총리 낙마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이제 후임 부총리인선과 관련해서 여러가지 말들이 오가고 있는데 어떤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습니까?
(기자)
지난해 연초 부총리 인선시 물망에 올랐던 당골인사들이 또다시 거론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시장과 해외에서 환영하고 경력상 검증되고 청렴한 인사가 새로운 부총리로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청와대는 가급적 후임부총리는 빨리 임명해 정책의 공백을 없애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할 방침입니다.
지금 유력한 후보로 오르고 있는 인물로는 윤증현 현 금감위원장, 강봉균 열린우리당 의원, 정덕구 열린우리당 의원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이밖에 한덕수 국무조정실장, 장승우 전 해양수산부 장관,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박봉흠 전 청와대 정책실장, 홍재형 열린우리당 정책위원장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가운데 윤증현 현 금감위원장은 추진력 있는 정통 재무 관료 출신으로 단기간에 재경부 조직을 장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나 경기고 서울대라는 점이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강 의원은 이미 1999년에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검증된 인사이지만 참신함이 떨어진다는 점이 약점입니다.
한익재기자 ij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