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조정 강화를 통한 성장 방식 변화와 균형 발전을 통한 조화로운 사회건설.' 5일 개막한 중국 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국회) 3차 회의에 보고된 정부공작(업무)보고,국민경제사회 발전계획,새해 예산안 등을 통해 드러난 중국의 올해 국정운영 방향은 '업그레이드 차이나'다. 오는 14일 폐막하는 이번 전인대는 정부공작보고 등을 심의 확정한다. 그러나 미국 등으로부터 평가절상 압력을 받는 위안화 환율과 관련,중국 지도부는 단기 내 절상 가능성이 없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거시조정은 일률적인 긴축 아니다=관영 신화통신은 올해에는 '키울 건 키우고,억제할 건 억제한다(有保有壓)'는 거시조정 원칙을 강조한 게 특징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성장률 목표치 8%는 전년도 실적에 비해 1.5%포인트 낮은 것으로,작년보다 체감 긴축 강도가 덜할 전망이다. 지난해의 경우 성장률 목표치가 전년도 실적에 비해 2% 이상 낮아 강력한 긴축이 예고됐고,실제 그렇게 됐다. 원 총리는 또 경제 및 법률 수단을 더욱 잘 운영하겠다고 밝혀 행정수단 축소를 시사했다. 실제 재정 적자를 줄여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작년보다 0.5%포인트 낮은 2%로 하향 조정키로 한 것은 경제수단을 통한 거시조정을 보여준다고 신화통신이 분석했다. 중국은 '정부 투자 책임추궁제' 도입 등 정부 주도 투자는 억제하면서도 기업 투자는 자율에 맞기는 쪽으로 투자 체제를 개혁 중이다. 특히 장비제조업과 첨단산업 현대물류 육성 등 산업구조 업그레이드를 통해 성장 방식의 변화를 가속화하기로 했다. 원 총리는 하지만 "고정자산투자가 다시 반등 조짐을 보이고,자원 에너지난이 여전해 물가상승 압력이 비교적 크다"며 "가장 엄격한 토지관리제도를 계속 실시하는 등 고정자산투자 규모를 계속 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카바이드 코크스 철합금 등의 투자 반등을 방지하고 화력발전소 과열투자도 긴축 대상에 추가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25.8%를 기록한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올해 16%에 그칠 것으로 기대했다. ◆균형 발전으로 조화로운 사회건설=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신통치 철학인 조화로운 사회건설은 개혁 개방에서 소외된 지역과 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구현될 전망이다. 농업세를 2년 앞당겨 내년까지 전면 폐지키로 한 것이나,빈곤 가정 어린이들이 2007년 이후에는 교과서비를 면제받고 기숙사 생활비를 보조받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또 서부대개발과 동북3성 진흥에 이어 허난성 등 중부지역 6개성을 육성하는 정책도 서둘러 마련키로 했다. ◆조만간 위안화 평가절상 없다=위안화 환율과 관련,원 총리는 "기본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겠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궈수칭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장은 같은 날 제10기 정협 제3차 회의에서 "단기 내 위안화 절상은 없다"고 밝혀 박자를 맞췄다. 그는 특히 아시아 외환위기 때 일부 국가가 환율 자유변동 탓에 심각한 결과를 맞이한 사례를 들며 "개도국인 중국의 변동 폭이 아주 클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은 외환 시장에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는 등 단기적인 변동이 생긴다고 해서 달러자산을 매각하는 식으로 외환보유액 운용 구조를 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