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의 부인 진모씨의 경기도광주시 초월읍 지월리 논밭 1만9천185㎡에 대한 매매과정을 둘러싼 의문점이 풀리지않고 있다. 땅을 매입한 차모(38)씨의 해명에 의문이 많고 덤프트럭 기사로 일한 차씨가 땅매입자금으로 금융기관에서 빌려쓴 대출금 15억원의 상환능력, 땅 매매 과정에 개입한 중개인 유모씨의 역할과 차씨의 관계 등 의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 진씨 만난적 있나 없나 = 차씨는 3일밤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지난해 2월 19일 대출받은 금융기관에서 부총리 부인과 중개업자, 지점장 등 4명이 만나 매매계약과 함께 대출을 받아 매입대금을 지급했다"고 몇차례나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농협의 당시 지점장은 "지난해 3월 26일 대출신청이 들어와 통상적인 대출절차를 거쳐 4월 6월 차씨 계좌로 대출금이 입금됐다"며 "대출과정에서 몇차례 중개업자와 차씨를 만난 기억은 있지만 그 분(부총리 부인)을 본적은 없다"고 말했다. 재경부도 4일 "거래는 대리인(법무사)을 통해 이뤄져 부총리 부인이 차씨를 만난 일도, 관련성도 없다"며 "매매대금은 지난해 4월 6일 은행계좌를 통해 받았고 이날 소유권 관련 서류 일체를 매입자에게 넘겨주고 거래를 마쳤다"고 해명했다. 재경부와 농협의 해명이 진실이라면 차씨가 거짓해명을 하는 배경이 궁금해진다. ◇ '2004년 2월19일' = 차씨가 땅 매매계약일이라고 주장하는 지난해 2월19일은등기부등본 기록에 진씨가 매각한 또 다른 땅(지월리 임야 4만5천421㎡)을 이모씨등 4명에게 등기이전한 날이다. 차씨가 이날을 "진씨와 매매계약하고 대출받은 날"이라고 거듭 주장하는 것과임야 매매와의 관련성에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 상환능력 의문 = 차씨는 땅을 16억6천만원에 매입하며 농협에서 15억원을 대출받았다. 당시 이자가 7%대여서 줄잡아 1년에 1억1천여만원, 한달에 900여만원의 이자를 내야한다. 농협은 이씨가 지금까지 땅 일부를 매각해 5억원을 상환했고 이자도 연체되지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차씨가 현재 31평 아파트에 전세 7천여만원에 살고 있고, 15t 덤프트럭운전사로 일하다 지난해 땅 매입 후 트럭을 처분한 후 현재는 공사현장에서 덤프트럭 출입을 관리해주는 일을 하고 있는 점에 비춰 상환능력이 의문시된다. 건설업체와 중기 종사자들에 따르면 덤프트럭 수입은 하루 35만원(협회 고시가42만-45만원) 안팎이어서 한달 수입이 25일 기준으로 1천만원을 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차씨는 상환능력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 "보유한 부동산이 없고 예금도 없지만 10년간 덤프트럭 일을 해 그만한 돈을 모았다"며 "그러나 재산문제는 개인 사생활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매수자 조건인 현지인 명의만 빌려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지난해 여름 중개업체 여러 곳에 부동산 매물을 의뢰했고 지난해 10월 중개업자(유모)씨로부터 좋은 땅이 나와 있으니 (돈을) 준비하라는 연락이 왔다"며 "그 후 연락이 없다지난해 2월초 연락이 왔는데 가격이 좋아 2월 19일 매매계약을 맺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차씨는 지난달 28일에는 "장기적으로 투자했다"고 말했다가 3일에는 "차익을 남기고 바로 되팔 생각을 했다"고 말을 바꿨고 진씨와 매매계약을 했다는 장소도 부동산사무실이라고 했다가 농협 지점장실이라고 번복했다. ◇ 대출외압설 일축 = 차씨에게 돈을 빌려준 농협과 이 부총리측은 일부에서 제기된 대출과정 개입의혹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농협은 "지난해 3월 26일 차씨가 성남의 모 금융기관 지점을 찾아 대출을 신청해 S감정평가법인 지사의 감정평가를 토대로 29일 본점에 대출심사를 의뢰했고 30일 대출승인을 받아 4월 6일 대출금을 지급했다"며 "통상적인 절차를 거쳐 정상적으로 대출이 나갔다"고 밝혔다. 당시 지점장은 "제2금융기관이어서 대출이자가 높은 대신 절차가 까다롭지 않다. 당시 기업대출을 자제하고 가계 담보대출을 권장하던 시점에서 신용불량, 연체,담보가치 등을 보고 대출을 결정했다"며 "당시 대출자 차씨가 자기집(32평 빌라)을 소유하고 있고 덤프트럭 수입이 월 1천만원이 넘는다고 말해 이자상환에 어려움이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차씨는 물론 내.외부로부터 대출관련 전화를 받은 사실이 없고 심지어 지점장 재량의 금리할인(0.6%)도 해주지 않았다"며 "대출과정에 한 점 의혹이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원금은 물론 이자상환능력이 의문시되는 사람에게 15억원이라는 거액을 선뜻 대출해준 과정이 쉽게 풀리지는 않는 상황이다. (광주=연합뉴스) 김경태 최찬흥 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