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3일 오전 정부 부처 가운데 처음으로 새해 업무보고에 나선 재정경제부에 대해 치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재경부 업무보고를 마무리하면서 지난해 재경부의 업무추진 실적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그 노고를 일일이 꼽은 것은 물론 업무보고에 대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업무보고는 이헌재(李憲宰) 경제부총리를 둘러싼 `부동산 투기의혹'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대체로 "분위기가 좋지는 않을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재경부의 신용불량자 대책, 종합부동산세, 중소기업대책,조기경보체제 등을 하나하나 거론하면서 각각의 대책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며 이 부총리 및 재경부 관료들의 등을 두들겼다. 노 대통령은 먼저 신용불량자 대책과 관련, "수준 높은 행정 및 관리로 업무프로세스 혁신을 이룬 대표 사례"라며 "이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은 전망을 갖게 됐을뿐 아니라, 이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도 성장했다"고 평가했다고 김영주(金榮柱)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이 전했다. 이같은 후한 평가의 배경은 작년초 재경부의 신용불량자 대책 보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 대통령은 "신용불량자는 채무해소 능력에 따라 여러 유형이 있을 수 있는데 실태조사가 전혀 안돼 있으며 해결 프로세스에 대한 계획도 없다"며 재경부를 질책했으며, 이에 재경부는 2∼3월 6천개의 샘플을 토대로 한 실태 및 유형분석에 착수했었다. 김 수석은 "재경부의 철저한 실태 및 유형별 분석을 바탕으로 한 배드뱅크, 신용회복지원위원회의 기능강화로 문제가 많이 해결됐다"며 "또한 신불자가 450만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360만명으로 낮아진데 대해 치하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한 중소기업 대책과 관련, "지난해 깊이 있게 실태를 분석해 맞춤형 정책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각 부처가 이 같이 일하는 방식이 많이 바뀌고 있는데 이러한 성과는 재경부의 노력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재경부를 추켜세웠다. 중소기업 문제 역시 노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로, 재경부는 지난해 6월 관련 보고시 또한번 노 대통령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으며 이후 6천개 기업샘플을 조사해 `맞춤형 대책'을 마련중이다. 노 대통령은 이밖에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부총리와 재경부 직원들이 성의를 갖고 열심히 잘해줘 제도는 일단 잘 도입됐다"고, 금융.부동산.원자재 등 분야별 조기경보체제 도입과 관련, "재경부가 잘도입했으며 잘 정착시켜줬다"고 각각 평가했다. 또 재경부 산하 외청들이 지난해 혁신 분야에서 나란히 1∼3등을 차지한데 대해서도 격려했다. 업무보고에 앞서 노 대통령은 "올해부터 서면보고 중심으로 (업무보고를) 하기로 했다"며 "보고가 참 잘됐다. 이대로만 하면 재경부는 올해 큰 업적을 남기겠다고 평가하고 왔다"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 직후 이 부총리와 청와대 김우식(金雨植) 비서실장, 김영주 수석 등과 오찬을 함께 해 이 부총리의 거취 문제가 논의된 것 아니냐는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김영주 수석과 김종민(金鍾民) 청와대 대변인은 "업무상 얘기가 오고갔으며, 주로 입법 문제가 화제에 올랐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