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활황세를 타면서 '부(富)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 주가 상승으로 개인의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면 소비가 증가하고,이는 기업의 매출증대로 이어져 투자가 확대되고 고용도 늘어나는 선순환고리를 이루기 때문이다. 특히 올들어 증시를 통해서만 가계 금융자산이 이미 17조원이상 불어나,증시 활황이 경기회복을 앞당기는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사장은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 주가가 오르면 불안심리가 불식돼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는 경향이 있다"며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대 안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제 주체들 사이에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금융자산 17조원 증가 올들어 증시의 시가총액(코스닥 포함)은 두달여만에 68조8천억원 불어났다. 거래소(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이 58조원,코스닥 시가총액이 10조8천억원씩 각각 증가했다. 이 가운데 개인의 주식보유액은 연초대비 17조8천억원 급증했다. 개인 보유비중이 20%선인 거래소시장에서 11조6천억원,보유비중이 57%선인 코스닥시장에서 6조2천억원이 각각 늘어난 것이다. 이는 연초들어 두달동안 개인의 금융자산이 17조8천억원 불어났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증시활황으로 기업들도 발행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에 적극 나설 움직임이다. 실제 지난 2000년 이후 감소추세를 보이던 기업들의 증자가 최근들어 증가세로 반전되고 있다. 지난 1∼2월의 경우 증자액은 1조7천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배이상 늘어났다. 3월에도 작년 같은 달 대비 7배나 많은 9백92억원의 증자가 예정돼 있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투자를 늘리려는 코스닥 기업들의 증자가 활발해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증시가 가계자산의 확충은 물론 기업들의 자금조달 기능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버블경제 가능성은 낮아 김한진 피데스증권 전무는 "미국의 경우 지난 90년대초 기업연금이 뮤추얼펀드 형태로 대규모 간접투자에 나서면서 증시가 활황을 보이자 소비진작효과로 이어져 장기호황을 뒷받침하는 '부의 효과'가 본격화됐다"며 "적립식펀드 등의 효과로 지수 1,000포인트 시대에 진입한 국내에서도 '부의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김 전무는 "저금리 등을 배경으로 증시로 자금이 속속 유입되면서 경기회복 기대심리만으로 증시가 활황기에 접어들어 결과적으로 경기회복 시기를 앞당기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물론 일각에선 주가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신성호 우리증권 상무는 "외국인의 국내주식 보유비중이 42%에 달하는 데다 갈수록 점유율이 높아가는 상황에서 증시 활황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외국인"이라며 "개인들의 비중이 갈수록 줄어드는 만큼 '부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기업실적 개선 등을 바탕으로 블루칩을 중심으로 주가재평가가 진행되고 있어 과거와 같은 버블(거품)경제가 재연될 가능성은 낮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