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에서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셰치화 바오산철강 회장(62) 바오산을 세계 6위의 철강회사로 키운 그는 중국 철강업계를 선진 대열에 올려놓는 일까지 앞장서서 하고 있다. 미혼인 그는 사석에서 '철과 결혼했다'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지난해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여성기업인'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한 셰 회장은 최근 중국 철강협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철강 대국' 중국을 '철강 강국'으로=셰 회장은 올해 초 겸직하던 총경리(CEO)직에서 물러났다. 1994년 총경리에 오른 후 10여년 만이다. 1개 회사보다는 철강업계 전체의 경쟁력 제고에 주력하겠다는 모습으로 비쳐진다. 그는 최근 "중국은 올해 지난해보다 10% 많은 3천만t의 철강(조강 기준)을 생산하지만 증가율(전년 대비)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자동차 강판 등 고급강의 수요가 계속 늘어나겠지만 수입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혀 저급 중심의 중국 철강 제품을 고급화하는 데 주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질로 승부를 걸어온 바오산철강의 경영 노하우를 중국 전 업계로 전파시키겠다는 것이다. 중국 철강업은 회사가 2천개가 넘고 저급품의 과열투자가 심해 대표적 긴축업종에 올라 있다. ◆바오산을 중국 철강의 미래로 만든 여인=칭화대에서 토목건축을 전공한 셰 회장은 졸업 후 샨시강철의 평범한 기술자로 배치됐다. 바오산철강에 합류한 것은 개혁개방이 시작된 1978년.이후 지난 94년 총경리에 오른 그는 98년 상하이야금과 상하이메이산 등을 합병,중국 최대 철강그룹을 탄생시켰다. 고급 인재에 파격적인 대우를 하는 그의 고급화 전략 덕분에 바오산은 지난해 중국 자동차용 냉연강판 시장의 45.6%를 점유했다. 또 지난해 포천지가 발표한 글로벌 5백대 기업에 중국 제조업체로는 처음으로 진입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기업들과의 굵직한 프로젝트도 적잖게 성사시켰다. 일본의 신일본제철과 중국에 세계 수준의 자동차강판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또 세계 양대 철광석업체인 브라질의 CVRD와는 브라질에 80억달러 규모의 제철소를 설립키로 했다. 올해 예정대로 브라질 정부의 승인이 떨어지면 중국의 1호 해외 제철소가 건립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해 말 바오산철강의 신용등급을 BBB+로 한 계단 올렸다. 셰 회장은 "2010년 세계 철강 톱 3에 들겠다"는 목표를 숨기지 않는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