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 전국경제인연합회 정기총회가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서 강신호 현 회장이 30대 회장에 재선임됐습니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부회장 선임이 바로 이뤄지지 않고 미뤄지면서 현명관 부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졌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조성진 기자, 현 부회장이 거취를 어느 정도는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기자))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명관 전경련 상근 부회장이 용퇴의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래는 어제 전경련 총회에서 신임 회장단 구성과 상근부회장 선임이 예정돼 있었지만, 이것을 연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뭔가 이에 대한 배경이 있으리라는 예측이 나왔습니다. 예년의 경우 사전에 어느 정도의 협의를 거쳐 전경련 총회에서는 바로 선임의 절차만을 거쳐 왔기 때문입니다. 신임 회장단 구성이 연기된 가장 큰 이유는 현명관 상근부회장이 자신의 거취를 완전히 밝히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전경련은 회장단 구성에 실패하자 이날 총회에서 구성된 '전형위원회'에 회장단 구성을 일임하기로 확정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현 부회장은 주변에 재계의 단합을 위해 자신이 용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어제 총회 후 가진 강신호 회장의 취임 기자회견장에서 이미 현 부회장의 사퇴를 시사하는 발언들이 오갔다죠? 기자)) 예, 실제로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모호한 발언들이 오갔습니다. 강 회장은 현 부회장에 대해 "현 부회장이 그동안 나를 많이 도와줬고, 능력있는 분이다"라고 신임의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상근 부회장이 어떤 분이 되는 것이 좋은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강 회장은 "상근부회장은 경제계 단합을 위해 노력할 분이 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강 회장의 발언이 현 부회장 사퇴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우회 표시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현 부회장 역시 이날 거취와 관련해 "전형위원회에 다 일임했다"면서도 "재계 단합을 위해서 적극 협력하겠다"는 모호한 말을 남겨서 이것이 사퇴의사일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습니다. 앵커)) 현명관 부회장이 사퇴의 뜻을 밝힌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자)) 그것은 현 부회장의 경력을 통해 설명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 부회장은 삼성그룹 비서실장과 삼성물산 대표이사 회장 등을 거쳐 일본 담당 회장, 삼성라이온즈 구단주를 맡았던 삼성 출신 인사입니다. 그러다 지난 2003년 2월 삼성의 추천을 통해 전경련 상근부회장을 맡았습니다. 이것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 출신의 현 부회장 때문에 '삼경련' 즉 '삼성경제인연합회'란 오해를 받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곤 했습니다. 특히, 지난 번 삼성 이건희 회장에게 전경련 회장을 맡기려던 과정 속에서 이런 얘기가 노골적으로 흘러나왔고, 그 때마다 현 부회장은 곤혹스러워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현 부회장은 측근에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까지 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현 부회장은 끝까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은 앞서 말씀드린 삼성 출신이기 때문에 겪게 되는 불편함 뒤에, 전경련 부회장으로 일해 오며 의욕적으로 추진해 오던 여러 사업들에 대해 미련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 강신호 회장의 전경련 회장 재선임 후 결국 용퇴 쪽으로 의사를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현 부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힌만큼 차기 전경련 상근 부회장직은 누가 맡게 될까요? 기자)) '전형위원회'가 늦어도 다음 주 쯤에는 최종적으로 구성된 회장단을 발표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아직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강신호 회장이 밝힌 '재계의 단합을 도모할 수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미 삼성이나 기타 그룹사 등 유력기업 출신이 아닌 제 3의 인물을 발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어쨌든 재계에서는 상근 부회장 자리가 전경련의 색깔을 규정하는 중요한 역할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경제를 잘 아는 명망있는 전문가 중 한 사람이 되지 않겠느냐는 예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