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지도자가 되려면 최고의 능력 뿐만 아니라 최고의 성품과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헌신적인 자세를 갖춰야 합니다"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미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로 재직 중인 재미동포 강영우(61) 박사는 22일 오후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초청 특강에서 21세기의 진정한 지도자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강 박사는 이날 `3C(CompetenceㆍCharacterㆍCommitment)를 갖춘 섬기는 지도자의 상'이란 특강에서 "시대가 변하면서 이제 권위가 필요한 `다스리는 지도력'이 아니라 `섬기는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섬기는 지도력'이란 남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으로, 성경에서 예수가 제자들의발을 씻겨 줘 결국 제자들의 마음을 얻은 것과 같은 것. 때문에 이 같은 `섬기는 지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남을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Compassion)'도 중요하다고 강 박사는 연설내내 강조했다. 강 박사는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에 대해 조지 H. 부시 전 미 대통령과인연도 소개했다. 대통령 재임 시절 경험을 담은 책을 선물한 적이 있었는데 부시 전 대통령이 책에 대해 칭찬하면서 불굴의 의지 뿐만 아니라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마음'이 책속에 묻어있다며 본인의 경험도 들려줬다는 것. 부시 전 대통령은 부유한 집안 출신임에도 항상 형제들과 같은 방을 써서 불만이었는데 이에 대해 어머니는 "지금 형제들과 함께 지내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쌓지 않으면 나중에 지도자가 됐을 때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이끌겠냐"고 꾸짖었다는 것. 이런 인연으로 인해 강 박사는 이주민이고 장애인인데도 불구하고 미 공화당 정부에 몸담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의 섬기는 지도력이 본인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부모가 자식에게 지식이나 정보를 넣어주기 위해 어릴 때부터영어 학원이나 피아노 학원 등에 보내 실력을 쌓게 하면서 성품과 헌신의 자세를 가르치는 경우는 적은 것 같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강 교수는 "미국에서 교수 생활을 할 때까지도 실력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 착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며 "두 가지 C(CharacterㆍCommitment)의 중요성을 미리 알았더라면 차관보에 그치지 않고 장관도 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강 박사는 오는 26일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저서 `도전과 기회: 3C혁명' 출판기념회 등을 열고 다음달 4일 출국할 예정이다. 강 박사는 중학교 1학년때 사고로 실명하고 모친을 잃는 등 어려움 속에서도 연세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피츠버그대에서 한국인 장애인 최초로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와 함께 유엔장애위원회 부의장 및 루스벨트재단 고문 등을 맡고 있다. 한편 숙대는 이 행사에 앞서 이날 오전 백주년기념관 준공식을 연 데 이어 오후6시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미래 비전과 도약을 재다짐하기 위해 동문과 재학생,교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창학 선언 10주년 기념대회'를 연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