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 아파트 공급일정이 '11월 일괄분양'으로 바뀌면서 수도권 핵심 택지지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1월 이후 분양일정이 잡혀있는 성남 도촌지구,광명 소하지구는 청약자 '이삭줍기'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판교에 앞서 오는 9-10월께부터 분양에 들어가는 하남 풍산지구의 예비청약자들은 판교와 풍산지구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게 됐다. ◆하남 풍산지구 예비청약자들은 고민 하남 풍산지구를 염두에 뒀던 예비청약자들과 주택업체들은 모두 전략을 다시 짜야할 처지다. 총 30만평 규모로 조성되는 하남 풍산지구에서는 판교에 앞서 오는 9∼10월께부터 총 5천4백88가구가 순차적으로 분양된다. 풍산지구는 서울 강남권과 가까운 인기 택지지구라 지금까지는 무난한 분양이 예상됐으나 판교의 분양시기 연기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청약통장 보유자들은 '당첨 가능성이 높은 풍산지구와 시세차익이 높은 판교 신도시'를 두고 양자택일을 해야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풍산지구에서 당첨될 경우 판교신도시 청약기회를 포기해야 되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또 분양 평형에 따른 이해득실을 따져야 할 판이다. 택지를 평당 7백만∼7백40만원에 공급받은 업체들은 전용면적 25.7평 초과는 평당 1천만∼1천1백만원,25.7평 이하는 8백만∼9백만원의 분양가를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25.7평 초과는 판교의 평당 예상 분양가 1천5백만원에 비해 약 4백만원가량 저렴한데 반해 25.7평 이하 아파트는 원가연동제가 적용되는 판교(9백만원)와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중대형에 몰릴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25.7평 이하는 상대적으로 분양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다 25.7평 이하 평형 공급업체들은 올해 상반기까지 사업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원가연동제 적용 가능성이 높아 공급시기도 쉽게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예정대로 9∼10월께 분양할 예정이나 판교의 택지공급가격과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분양시기를 판교 이후로 늦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판교의 분양일정 변경으로 그동안 준비해온 마케팅 전략을 다시 짜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남 도촌·광명 소하는 반사이익 기대 대한주택공사가 조성하는 성남 도촌지구와 광명 소하지구는 수도권에서 판교에 버금가는 인기택지지구로 주목받고 있다. 도촌지구는 오는 12월부터,광명 소하지구는 내년 상반기부터 아파트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따라서 판교 분양이 당초 계획대로 1년6개월에 걸쳐 분할공급으로 이뤄질 경우 청약통장 보유자들은 판교와 이들 지역을 두고 고민해야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일괄분양 전환으로 이같은 고민이 해결된 셈이다. 특히 성남 도촌지구는 분당과 연접한 지역이라 판교 청약에서 떨어진 통장보유자들이 대거 몰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도촌지구는 총 24만2천평 규모로 분당의 기존 기반시설 이용이 가능하고 분당∼수서간 고속도로,3번국도 등을 통한 강남 진출입이 편리하다. 광명 소하지구도 판교 일괄분양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총 31만6천평 규모로 경부고속철도 광명역 역세권과 철산·하안지구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실수요자층이 비교적 두텁다. 지금은 아직 청약대기자들의 관심권 밖에 있지만 판교 분양시기를 전후해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