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시작돼 극한 대립 양상을 보이던 LG전자와 일본 마쓰시타의 PDP 특허분쟁이 대화로 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마쓰시타는 올들어 PDP 특허분쟁을 풀기 위한 대화를 본격화했다. 두 회사는 특허 관련 부서 실무진뿐 아니라 최고위급 경영진이 만나 문제해결을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으며, 일부 분야에서는 실질적인 진척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LG전자는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좋은 방향으로 문제를 풀기 위해 양쪽이 노력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현재로선 시간이 얼마 걸릴지 알 수는 없지만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LG전자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화가 잘 안되고 있으면 이미 전면전으로 번지지 않았겠느냐"며 협상에 진전이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일본 쪽에서도 두 회사가 머지않아 화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LG전자 고위관계자들이 현지 언론과의 잇단 인터뷰에서 "결과가 나쁘지 않을 것이다", "두 회사가 큰 손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LG전자는 작년 11월 마쓰시타가 일본 법원과 세관에 LG의 PDP에 대해 수입금지및 통관보류 신청을 내자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면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점차 공세 수위를 낮추면서 한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처음에는 "즉각 맞소송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 전 세계에서 마쓰시타를 상대로특허소송을 벌이겠다.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도 추진하고 마쓰시타가 PDP 외에 LG의 다른 특허도 침해하고 있다고 보고 대응 범위를 최대한 넓히겠다"고 했지만 마쓰시타의 소송에 대응하는 것 이상의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PDP 분야에서 마쓰시타의 분발이 눈에 띄면서 LG-마쓰시타의 특허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마쓰시타는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으로 세계 PDP 시장 점유율을 2003년 17%에서 지난해 20% 이상으로 높이면서 삼성SDI, LG전자에 이어 3위로 올라선 데 이어 올해도 900억엔을 투자해 월 생산량 10만대 규모의 라인을 짓고 있다. 또 지속적인 투자로 2006년까지 월 36만대 생산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삼성SDI-후지쓰의 특허분쟁이 `상호 특허사용계약'(크로스라이선스)으로풀린 데 이어 LG전자-마쓰시타 분쟁도 대화로 타결될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