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대학병원이 혈우병 환자 1명을97일간 치료하고 18억7천여만원의 보험급여를 청구, 청구액을 모두 받을 수 있을지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희의료원은 혈우병으로 지난해 8월부터 97일 동안 입원 치료한 배모(37)씨의진료비를 정산한 결과 모두 18억8천1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병원측은 본인 부담금 1천만원을 제외한 18억7천100만원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보험급여를 청구했다. 이는 지난 2003년 이 병원에서 40일간 혈우병 치료를 받았던 박모(당시 3세)군의 급여청구액 10억2천만원보다 많은 것이다. 병원 관계자는 배씨 청구액이 많긴 하지만 치료기간이 박군보다 길기 때문에 `1인당 진료비 사상 최고'는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박군의 경우는 모두 12억1천여만원의 진료비가 나왔지만 당시에는 본임부담상한제가 도입되기 전이어서 2억여원을 본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10억2천만원만에 대해서만 보험급여를 청구했었다. 박군과 달리 배씨는 본인부담상한제 덕분에 1천만원의 진료비만 부담하면 된다. 하지만 심평원은 당시 진료비 심사위원회를 열어 의료진이 박군에 대해 약품의정해진 용량을 초과해 사용했다면서 10억2천만원의 청구액 가운데 2억6천만원을 삭감했었다. 이번에 배씨에 대해 고액의 치료비가 청구된 것은 발목 및 팔꿈치 관절 출혈을초기 치료하는 과정에서 지혈이 제대로 안돼 1회 약값이 420만원인 `훼이바' 대신 640만원인 `노보세븐'을 2~3시간 간격으로 계속 투여했기 때문이라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혈우병은 몸속에 혈액을 응고시키는 인자가 결핍돼 피가 멈추지 않는 선천성 질환으로 국내에는 약 1천700명의 환자가 있다. 병원 관계자는 "혈우병 치료에 드는 약값이 너무 비싸 급여 청구액의 대부분을차지한다"면서 "지금까지 혈우병 진료비의 상당액이 삭감됐기 때문에 이번에도 이같은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금액이 워낙 큰 만큼 가능하면 이달 중으로 위원회를 개최하겠다"면서 "의료진이 요양 급여기준에 따라 규정에 맞게 약을 처방했는지 등을 중점심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씨는 현재 경희의료원에서 퇴원했으나 비용 등의 문제로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김길원기자 bio@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