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일 발생한 '지하철 7호선 방화사건'의 피의자 강모(50.무직. 서울시 동작구)씨는 "시체를 남기지 않고 흔적없이 자살하기 위해서는 지하철 방화가 가장 확실한 방법일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이날 "여러가지 충격적인 일로 인해 안기부의 미행을 받아왔다"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했으며, 2년전 '대구지하철 방화사건'을 모방했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진술을 하지 않았다. 다음은 강씨와의 일문일답. --방화 동기는. ▲지난 1996년 실직 이후 생활고를 겪으면서 자살을 생각하게 됐다. --평소 가족에게 자살과 관련된 얘기를 했었나. ▲부인과 대학 휴학중인 아들이 있는데 지난해부터 아내에게는 '자살하고 싶다'라는 말을 자주 했었다. --지하철을 선택한 이유는. ▲지하철이 뼈도 남기지 않고 흔적없이 죽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범행 당일 방화하기까지의 경위는. ▲ 오전 6시께 집에서 나왔으며 7호선 보라매역에서 온수행 열차에 탑승, 1호객차에서부터 8호 객차까지 옮겨다니면서 당시 승객이 가장 적은 7호 객차를 범행대상으로 골랐다. --방화 당시 사용했던 시너는 어디서 구했나. ▲ 노동을 하며 시너(1ℓ)를 얻었으며,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오토바이에서 휘발유를 꺼내 1ℓ들이 우유팩에 담았다. --시너를 이용, 방화했는데 휘발유는 사용하지 않았나. ▲등산용 배낭에 넣어둔 시너를 꺼내 지하철에서 주은 광고전단지와 옷에 뿌린뒤 1회용 라이터를 이용해 불을 붙였다. 비닐봉지에 담아 두었던 휘발유는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지하철에 두고 내렸다. --자살을 위해 방화했으면서 방화 이후 지하철에서 내렸나. ▲ 자살을 하려했기에 그대로 앉아 있었는데 끝내 불이 붙지 않은 것으로 생각해내리게 됐다. --자살을 하려했다면서 할머니에게 불붙은 전단지를 던진 이유는. ▲ 사실과 다르다. 다만 불꽃이 튀면서 그렇게 보인 것 같다. --범행 이후 행적은. ▲ 철산역에서 내린 뒤 버스를 타고 관악산으로 이동, 땅을 파서 자살하려고 했다. 하지만 비가 와서 뜻을 이루지 못해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데. ▲지난 97년 과대망상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수차례 받은 적이 있다 (광명=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