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을 찾아라." 자산가치에 비해 현재 주가가 어느 수준인가를 가늠할 수 있는 투자지표인 PBR(주가÷주당순자산)가 증시의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저평가 중·소형주가 활발한 재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이들의 저평가 수준을 재는 척도로 PBR가 핵심 지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PBR가 낮은 종목이 연일 무더기로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투자자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년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PBR가 1배에도 못미치는 종목들은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低) PBR주 시세 분출 16일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강보합권인 971.56에 마감됐다. 하지만 52주(1년)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은 1백10개(우선주 제외)가 넘었다. 우리금융 ㈜LG 현대모비스 하이닉스 등 몇몇 대형주를 제외하면 대부분 중·소형주란 공통점이 있다. 특히 중·소형주 가운데서도 PBR가 1배는커녕 0.5배에도 못미치는 저PBR주가 두각을 나타냈다. 작년 9월 말 실적 기준 PBR가 0.1배대에 불과한 삼아알미늄대한화섬을 비롯 △0.2대인 우성사료 성보화학 세방전지 △0.3대의 일정실업 이구산업 삼영화학 화승알앤에이 등 PBR 0.5배 미만 종목이 약 30개에 달했다. 모두 최근 몇년 동안 철저히 소외받던 종목들이다. 이에 따라 수익가치를 측정하는 투자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이 PBR의 뒷전으로 밀려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신고가를 경신한 대한가스 부산가스 등 도시가스주가 대표적이다. 이채원 동원증권 상무는 "작년 추정실적 기준으로 이들의 PER는 현재 8∼9배로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이라며 "하지만 PBR는 아직 0.6∼0.7배로 1배에도 못미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연일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PBR는 적립식펀드 편입기준 이 상무는 "PBR는 기업의 저평가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지표"라고 지적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전무는 최근 적립식펀드 열풍으로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장기투자 대상 종목 선정 기준으로 PBR를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기업의 이익은 매년 업황에 따라 변한다. 이익으로 계산하는 PER 역시 수시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PBR는 현재의 자산가치로 계산된다. 그만큼 저평가 여부를 가늠할 수 있어 최근 증시에서 PBR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 상무는 "성장성이 떨어져도 매년 시중금리의 2배 정도인 7∼8%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꾸준하게 거두는 회사는 이론적으로 회사의 자산가치만큼 주가가 형성돼 PBR가 1배 이상이 돼야 한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아직도 많은 실적 우량주의 PBR가 0.5배에도 못미치고 있어 저PBR주의 재평가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