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야외 오페라 붐을 일으킨 푸치니의 '투란도트'(2003년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공연)가 이번엔 그 거대한 궁을 실내로 옮겨온다. 2003년 공연을 주최한 한강오페라단(단장 박현준)은 14일 코리아나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서울오페라단(단장 김봉임), 베세토오페라단(단장 강화자), 글로리아오페라단(단장 양수화) 등 3개 단체와 함께 '투란도트' 공연을 연다고 밝혔다. 오는 5월 14일부터 28일까지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제작비나 관객 수 등을 감안해 보통 사나흘, 길어도 닷새를 넘기지 않았던 그간의 국내 오페라공연 관행에 비춰볼 때 2주(총 15회)라는 기간은 상당한 도전이다. 주최측은 "실내 오페라 공연 사상 최대인 5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2003년 공연을 능가하는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03년 상암공연의 연장선에서 기획된 작품이긴 하지만 실내로 옮겨오는 만큼무대를 비롯한 작품의 상당 부분이 달라진다. 당시 연출에 참여했던 장이머우 감독이 빠지는 대신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소프라노 카티아 리치아렐리(마체라타극장 예술총감독)가 총연출을 맡는다. 역시 이탈리아 출신의 브루노 카를레티와 2003년 상암공연에 참여했던 중국의첸웨이야가 연출을,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무대의상을 맡을 예정이다. 기자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앙드레 김은 "어려서부터 심취했던 오페라에 의상제작자로 참여하게 돼 기쁘다"며 "환상적 색상의 배합으로 범세계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공연횟수가 많아 주요 배역 출연진도 모두 30여 명이나 된다. 무대에 오르는 인원은 총 500여 명. 2003년 공연에 출연했던 소프라노 조반나 카솔라, 테너 니콜라 마르티누치 등세계적 명성의 성악가를 비롯해 소프라노 카터 스콧, 올가 주라벨(투란도트), 테너세르지오 파나이아, 피에로 줄리아치(칼라프), 소프라노 다니엘라 스킬라치, 마누엘라 크리스카, 이미향(류), 베이스 안성환, 발렌틴 피보바로프, 잔루카 브레다(티무르) 등이 출연한다. 총감독을 맡은 박현준 단장은 "극장으로 옮겨오는 만큼 무대변환도 자유로워지고 스케일도 더 화려하고 커질 것"이라며 "우리 오페라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2003년 공연에서 무려 50만원짜리 좌석으로 화제를 모으더니 이번엔 아예 금으로 된 입장권까지 만들어 또한번 화제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5만-30만원. ☎02-587-7771.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