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美의 중단없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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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교육시스템은 한국보다 훨씬 선진적이라고 하지만 이곳도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수요자들의 요구에 맞춰주고 있다.
뉴욕주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고등학교 졸업생들에게 원할 경우 일할 능력과 준비가 갖춰져 있음을 확인해주는 자격증을 발급할 방침이다.
미국의 기업들은 상사의 지시 이행 능력이나 의사결정 능력 등 직장생활에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지 못한 학생들이 취직함으로써 쓸데없는 비용을 치르고 있다는 불평을 해왔다.
기업들의 이런 불평을 받아들인 미 상공회의소가 최근 주 정부 및 교육당국과 협의를 거쳐 졸업생이 직장생활의 기본 소양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점검,일정 수준에 도달할 경우 취업자격증을 주는 제도를 뉴욕주부터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엄정한 검증제도는 아니지만 이같은 점검만으로도 채용이 좀 더 쉬워지고 채용 후 이직도 적을 것이라는 게 기업들의 기대다.
이는 고등학교에 국한된 얘기지만 졸업생을 채용하는 수요자,즉 기업의 요구에 미국의 교육당국이 얼마나 예민하게 신경쓰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사례다.
수요자의 요구를 파악하는 노력은 대학이나 대학원에 가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교육당국만이 아니다.
학교도 스스로 변화의 중심에 서있다.
요즘 미국의 사립고등학교들은 일반기업 이상으로 돈 버는 데 혈안이 돼 있다.
미네소타주에 있는 섀턱 세인트 메리 고등학교는 교정에 골프장을 지어 수익을 올리고,교내 성당도 일반 결혼식장으로 개방해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몇몇 사립고등학교들이 이처럼 장사를 시작한 것은 학생들에게 좀 더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고 좋은 실험실과 체육관 등을 갖추는 데 필요한 돈을 직접 마련하기 위해서다.
미국 대학의 재원 확충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의 사립학교가 '사립'이라는 간판을 달고도 재정의 상당부분을 국고에 의존하는 것과는 천양지차다.
학생과 학부모,그리고 그들의 수요자인 기업이 원하는 선진교육은 저절로 마련되는 게 아니다.
교육당국은 당국대로,학교는 학교대로 혁신의 선두에 서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