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8세인 젊은 영국 여성이 혼자 요트를 몰아 세계일주 항해 신기록을 수립해 온 영국이 떠들썩하다. 화제의 주인공은 8일 오전 무사히 세계일주를 마치고 잉글랜드 남서부 항구도시콘월로 돌아온 엘렌 맥아더. 맥아더는 지난해 11월 28일 특수제작한 요트 트리마란 B&Q호를 타고 영국 해안을 출발해 대서양과 인도양,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2만7천353마일(4만3천764㎞)의 대장정을 마치고 7일 오후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항해에 걸린 시간은 71일 14시간 18분 33초. 프랑스인이 세웠던 종전기록 72일22시간 54분 22초를 하루 8시간 이상 단축한 신기록이다. 영국 언론은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종전 기록을 그것도 영국 여성이 깼다며 항해기를 대서특필했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토니 블레어 총리도 축전을 보내 맥아더의 업적을 치하했다. 여왕은 "예로부터 유명한 영국인의 도전정신을 다시 한 번 세계에 보여 주었다. 당신은 용기와 기술, 그리고 체력으로 역사적인 성과를 달성했다"고 축하했고 블레어 총리는 "온 나라가 당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콘월의 항구에는 수천 명의 인파가 운집해 영국 여성의 기개를 더 높인 맥아더의 귀환을 축하했다. 맥아더는 "완전히 녹초가 됐지만 무사히 항해를 마칠 수 있어 기쁘다"며 "이제친구들과 뒹굴며 쉬고 싶다"고 말했다. 특수제작된 22m 길이의 요트에 홀로 몸을 실은 맥아더의 항해는 대자연과 사투그 자체였다. 맥아더는 심한 파도와 빙하, 강풍을 헤치며 바다를 가로질러 나갔으며 항해 63일째에는 고래와 충돌을 아슬아슬하게 피하기도 했다. 요트 안에 불이 나 팔에 화상을 입었고 돛대를 수리하던 중 부상을 당해 온 몸에 멍이 들기도 했지만 맥아더는 단 한 번도 요트를 멈추지 않고 항해를 계속해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더 타임스, BBC 등 영국 언론은 맥아더의 업적이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가 기록한 1천281골, 미국의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이 기록한 프랑스 일주사이클 6연패에 비견할 만한 놀라운 기록이라고 극찬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