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 붙었던 내수소비 경기가 작년말을 바닥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12월 서비스업 활동동향'은 꿈틀거리기 시작한 내수 회복 기운을 확인시켜줬다. 올들어서도 백화점과 할인점이 활기를 띠고,자동차 판매도 호조여서 경기회복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삼성 등 우량 대기업들이 연말 연초에 4조~5조원의 특별상여금을 지급하면서 소비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통계로 확인된 소비회복 소비경기가 풀리는 조짐들이 공식 통계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작년 12월 중 서비스업 생산이 6개월 만에 증가세로 반전한 게 대표적이다. 특히 음식점업이 1.5% 늘어 13개월 만에 증가세를 보인 것은 소비경기가 바닥을 친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올 들어선 소비 회복조짐이 더 확연하다. 신세계 롯데 현대 등 주요 백화점 지난달 매출은 설과 연관된 식품 매출을 제외하면 작년 1월에 비해 각각 13%,9.2%,1.8%씩 늘었다. 이마트 등 할인점들도 지난달 매출이 작년 같은 달보다 10% 안팎 증가했다. 또 현대 기아 등 완성차 5사의 1월 자동차 판매는 작년 1월에 비해 43.6% 급증했다. 은행들도 중소기업들에 돈을 풀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은행의 1월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36조1천3백86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7천5백47억원 늘었다. ○'보너스 경기' 효과 커 최근의 소비회복은 기업들이 연말연초에 지급한 거액의 특별상여금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과 은행들이 작년 말 약 3조원의 상여금을 푼 데 이어 올 들어서도 삼성이 1조원을 초과이익분배금(PS)으로 추가 지급하는 등 줄잡아 4조∼5조원이 직장인들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 상여금은 성격상 소비에 쓰일 가능성이 크다. 백화점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수도권 12개 점포를 기준으로 모피의류 판매가 48% 늘었고 현대백화점도 여성정장 매출이 24% 증가했다"며 "값비싼 모피의류 판매가 급증한 건 한파 영향도 있지만 특별상여금을 받은 고소득층이 지갑을 열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3월 이후가 변수 전문가들은 소비회복 조짐이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면 섣부른 낙관을 경계하고 있다. 전민규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2월 서비스업 생산이 0.4% 늘어난 걸 놓고 회복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실질적 소비회복은 가계부채가 어느 정도 해결되는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지난 2일 낸 보고서에서 "연초 백화점 매출이 모피 내의 침구류 난방가전 등을 중심으로 이뤄져 소비회복이 추운 날씨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작년 12월에 비해 금년 1월 소비가 더 좋아진 걸 보면 추세적인 상승일 가능성이 충분하다"(정은보 재경부 경제분석과장)는 분석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여러 지표들이 확실이 나아지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면서도 "탄탄한 추세적 회복인지를 판단할 시점은 적어도 2월 말이나 3월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병석·송종현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