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지난 1월 실업자 수가 70여년 만에 처음으로 5백만명을 넘어섰다. 게다가 당분간 실업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독일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추진에 대한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독일 연방노동청은 1월 실업자 수가 57만3천명 늘어난 5백3만7천명에 달했으며 실업률은 12.1%였다고 2일 발표했다. 이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다. 독일의 실업자 수가 5백만명을 넘어선 것은 1932년 2월 6백12만8천명을 기록한 이래 처음이다. 2차대전 이후 최고 기록은 지난 98년 헬무트 콜 전 총리가 이끌던 보수 기독교 민주연합 정권 당시의 4백82만3천명이다. 당시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은 집권하면 실업자 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했지만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집권 이후 실업자 수는 오히려 더 증가했다. 특히 실업자 수가 상징성을 가진 5백만명을 넘어서면서 지방선거를 2주 앞두고 집권세력에 정치적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독일 정부는 1월 통계가 날씨로 인한 건설부문의 일자리 감소 등 계절적 요인에다 올해부터 복지수당 수령자를 실업자로 등록하는 새 규정이 도입돼 23만명이 실업자 통계에 포함되면서 수가 급증한 것이지 노동시장 상황이 크게 악화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편 볼프강 클레멘트 경제·노동장관은 "정부지원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의 효과를 제외할 경우 실제 실업자 수가 6백50만명에 이를 수도 있다"며 "근본적으론 2% 이상 경제가 성장하지 않으면 실업문제가 해소되긴 힘들다"고 언급했다. 독일 정부는 올해 1.6%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